(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지난해 태풍 '차바'로 파괴된 경남 창원시 용추계곡 등산로 복구공사를 놓고 생태계 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환경단체인 '창원 물 생명 시민연대'는 창원시가 용추계곡에 수해복구공사 명목으로 사방댐과 낙차공, 전석 쌓기 등을 해 산림과 계곡이 무자비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8일 주장했다.
시는 올 3월 말부터 8월까지 4억원을 들여 용추계곡 일대에서 복구공사를 하고 있다.
계곡 1㎞ 상류 지점에 높이 5m '사방댐'을 짓고 계곡 가장자리에 돌을 쌓는 공사다.
환경단체는 우선 외부에서 잡석을 반입하고 기존 큰 돌을 파쇄하면서 1급수 지표종인 버들치, 가재 등과 양서파충류인 도롱뇽 등의 서식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또 산사태 우려를 이유로 사방댐 건설 등 불필요한 토목공사를 진행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용추계곡 하류 지역에는 35만t 규모 용추저수지가 있어 댐 추가는 의미가 없다는 게 환경단체 설명이다.
또 댐 건설 시 소류력(물의 흐름이 토사를 움직이는 힘)이 향상돼 재해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집중호우 시 댐이 무너지면서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밖에 용추계곡에서 복구공사를 진행하며 외부 식물 종자를 파종해 이곳에 군락을 이룬 야생화 등 고유 식물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도 문제로 꼽는다.
이들은 "용추계곡 생태계를 파괴하는 복구공사는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며 "숲과 수생생태계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파괴된 곳은 조속히 원상 복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공사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환경단체와 계속 접촉해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 전면 백지화는 현실성이 없고 환경단체와 꾸준히 만나 타협점을 마련하겠다"며 "우리도 산림을 보호하려고 복구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환경단체와 머리를 맞대면 이견이 좁혀지면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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