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사이버 스트레스 = 만프레드 스피처 지음. 박병화 옮김.
독일의 유명한 뇌과학자로 '디지털 치매'(2012)를 발간했던 저자는 신간에서 디지털로 뒤덮인 일상생활이 다양한 질병을 야기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독일 언론이 "새로운 국민 마약"이라고 칭한다는 스마트폰 확산과 중독이 주의력 결핍, 적극성 감소, 학습능력 저하, 운동 부족, 불면 등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한국도 스마트폰이 젊은 세대에게 어떠한 위험을 몰고 오는지를 알려주는 사례로 등장한다.
저자는 스마트폰이 특히 청소년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학교에서 교원 수를 줄이고 IT 분야에 많은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며 교육에 적대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만 '디지털 휴가'를 보낸다면 왜 사람들이 정상적인 삶 속에서 디지털을 갖고 아등바등하는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알마. 436쪽. 2만3천 원.
▲ 망각의 기술 = 이반 이스쿠이에르두 지음. 김영선 옮김. 이준영 감수.
인간에게는 기억과 망각의 욕구가 공존한다.
브라질의 신경생물학자인 저자는 먼저 인위적인 '망각의 기술' 네 가지를 설명한다.
'습관화'의 기술은 자극에 습관을 들이면서 이미 경험한 자극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고, '차별화'는 중요한 일만 남기고 나머지는 잊는 것을 뜻한다. 어떤 기억에는 반응을 '소거'하고, 정말 괴로운 기억은 '억압'하는 식의 기술도 있다.
저자는 뉴런이나 시냅스의 폐기·소멸 때문에 일어나는 '진짜 망각'에 대항하는 최고의 훈련이 읽기라는 점도 강조한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으라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 중 하나다.
"(뇌의) 모든 영역을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하는 활동이 바로 읽기다. 읽기는 우리와 다른 모든 동물을 구별해주는 활동이다."
심심. 236쪽. 1만4천 원.
▲ '한국 슈퍼로봇 열전-만화편' = 페니웨이 지음. lennono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속 슈퍼로봇을 다룬 '한국 슈퍼로봇 열전'(2012) 후속작으로, 만화책에 등장한 우리네 로봇들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책은 최상권의 '인조인간'(1952), 김용환의 '인조인간 시루바'(1953), 이윤기의 '로벗트'(1955) 등 최초의 로봇 만화로 거론되는 작품들을 먼저 소개하면서 전후 참상 속에서도 공상과학(SF) 장르 만화가 싹을 틔웠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한다.
이후 '철인 캉타우' '로보트 킹' '로보트 태권브이' '깡통 로보트' '변신 로보트' '라젠카' 등을 거쳐 웹툰 시대의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 만화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책은 토종 SF 만화의 개척자인 이정문 작가와 한국 SF 만화의 아이콘인 고유성 작가도 별도 챕터를 마련해 다뤘다.
저자인 블로거 '페니웨이'는 서문에서 "과거 작품들이 표절 일색이었다는 이분법적 시각은 지양해달라"면서 "검열과 심의, 대형 출판사의 전횡, 차가운 사회적 인식,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묵묵히 펜을 잡았던 만화가들 열정이 없었다면 그 당시 아이들 문화는 암흑기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한스미디어. 636쪽.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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