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8천여명 분석결과…"적극적인 치료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꼽히는 '골관절염'을 앓는 환자들의 자살 충동 위험도가 정상인의 최대 두 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골관절염이 주로 노년층에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질환이 노년기 정신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는 셈이다.
고려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관규·최성재·정재현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50∼99세 8천271명(남 3천580명· 여 4천691명)을 대상으로 골관절염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관절염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heumatic Diseases)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조사 대상자의 골관절염 유병률은 여성(19.1%)이 남성(5.6%)의 3.4배였다. 여성의 골관절염 유병률이 높은 것은 폐경 후 연골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적어지면서 남성보다 빨리 연골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관절염에 따른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충동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심했다.
남성 골관절염 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견줘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충동 위험도가 각각 1.6배, 1.5배, 2배에 달했다. 반면 여성 골관절염 환자는 같은 조건에서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충동 위험도가 각각 1.4배, 1.3배, 1.5배로 남성 골관절염 환자보다 다소 낮았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환자가 골관절염에 의한 통증을 나이가 들면서 당연히 나타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 치료를 미루고 방치함으로써 질환이 더 나빠지고, 이게 정신건강 측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남성이 여성보다 정신건강이 더 나빠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향후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재현 고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골관절염을 방치하면 그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충동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골관절염이 발생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통증을 치료하고,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가족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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