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 세계적 건축가, 8일 서울대 미술관에서 공개 강연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건축가는 건축물에 역사가 어떻게 반영돼야 하는지 늘 고민해야 합니다. 역사적 영속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8일 저녁 서울 관악구 서울대 미술관(MoA) 오디토리움에서 공개 강연을 한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80)는 건축물과 역사성의 관계를 강조했다.
모네오는 1996년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세계적 건축가다. 대표작으로는 스페인 메리다의 국립 로마예술박물관, 산 세바스티안의 쿠르살 콩그레스 센터 등이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모네오는 이날 '비하인드 빌딩스'(BEHIND BUILDINGS)를 주제로 자신의 대표작에 숨은 뜻을 풀어갔다.
모네오는 특히 메리다의 국립 로마예술박물관을 소개하며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역사성을 꼽았다.
메리다는 이베리아 반도의 모든 도시 가운데 로마 시대에 만든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어 '작은 로마'라고도 불린다. 이 로마 유적지에 세워진 국립 로마예술박물관은 로마의 역사성을 최대한 살린 건축물로 유명하다.
모네오는 "과거의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건축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과거 로마의 정신을 그대로 살려내면서도 현대성을 반영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소의 역사적 배경을 잘 이해해야 한다"면서 "전통적 방식을 통해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의 민감한 공간에 공공성과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건축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장에는 건축가인 김정식 목천문화재단 이사장, 곤살로 오르티스 디에르 토르토사 주한 스페인 대사, 교수와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강연은 서울대 건축학과 동문인 김 이사장의 기부금 10억 원으로 마련된 강연 시리즈 '에스엔유-목천 렉처스'(SNU-MOKCHON Lectures)의 첫 프로그램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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