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싶어서 왔다"…숙소에 신분증 놓고 와서 다시 들렀다 와
"아버지랑도 연락 안 해봤다…아기만 돌보며 당분간 자숙하겠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양지웅 이승환 기자 = 정유라(21)씨가 어머니인 최순실(61)씨를 9일 면회하러 갔지만 허용되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교정 당국은 정씨가 최씨의 공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증거인멸 등을 우려해 면회를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상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행동을 할 우려가 있거나 접견금지 결정이 있을 때 등의 경우에 교정 당국은 접견을 허용하지 않거나 중지할 수 있다.
정씨는 오전 9시 40분께 서울남부구치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법률상 어머니를 만날 수 없다고 해서 못 만났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만나고 싶어서 온 것이냐'는 질문에 정씨는 "네 그럼요"라고 답했고, '사이가 안 좋았다고 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진 것이냐'고 묻자 "당연히 저희 어머니고 갇혀 계시니까 제가 딸로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정씨는 면회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속상하다"면서 '접견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판에서라도 최씨를 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씨는 아직 최씨와 편지를 주고받은 적은 없지만, 교정 당국이 허락한다면 편지를 보낼 의향이 있다고 했다.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씨는 "아기 소식을 전해드리고 안부만 여쭤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달 7일 자정 가까운 시간에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사촌언니 장시호(38)씨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며 "지금 아버지(정윤회)랑도 연락을 안 해봐서…. 당분간 아기만 챙기고 자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향후 검찰 수사에 관해서는 "아는 건 최대한 다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이 필요하다면 재청구할 것이고 저는 제 의견을 판사님께 말씀드리겠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그는 택시에 올라타면서 '국민에게 미안하냐'는 마지막 질문을 받았고, 뒷좌석에 앉으면서 큰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8시 2분께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나와 건물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떠났다. 두 돌 배기 아들은 보이지 않았다.
택시는 오전 7시 50분께부터 빌딩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며, 5분 뒤 택시를 타고 있던 40대 남성이 나와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이동했다.
이 남성은 다시 5분 뒤 정씨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택시에 올라탔다. 정씨는 어두운색 계열의 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고 남색 모자를 눌러썼다.
정씨에게 어디 가는 것이냐고 묻자 함께 택시를 탄 남성이 "엄마 면회하러 갑니다"라고 말해 최씨가 수감된 서울 남부구치소로 가는 것임을 밝혔다.
정씨는 오전 9시20분께 남부구치소에 도착했다. 차량으로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지만 다소 시간이 걸린 이유는 정씨가 집에 신분증을 놓고 왔기 때문이었다고 택시 운전기사가 연합뉴스에 전했다.
정씨는 이달 3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같은 날 오전 이경재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한 차례 외출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엿새째 두문불출해왔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