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변동성 커질 것" vs "지배구조 투명화로 기업가치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편의점업계 1위인 BGF리테일의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추진을 놓고 증권가의 평가가 엇갈리며 9일 주가는 하락했다.
BGF리테일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각 사업부문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경영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결정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인 이날 BGF리테일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 반전했다. 전날까지 연 3일 상승세를 보였던 BGF리테일은 장 초반 6% 넘게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BGF리테일의 사업 구조상 통상 기업분할에서 기대되는 자회사 가치 재평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대부분 자회사가 편의점과 연계된 사업을 영위 중이어서 다르게 평가할 부분이 없고 이미 편의점이 충분한 가치평가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저평가 해소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분할 전 편의점 사업에 재투자되거나 배당으로 환원됐던 현금성 자산이 분할 이후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쓰이게 될 수 있으며 재투자 방향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BGF리테일의 주가가 적정 수준이 도달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Hold)'로 내리기도 했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사업회사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교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사업회사의 배당정책이 상향 조정될 수 있어 분할 후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할로 계열사에 대한 과대평가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할 전 시가총액이 6조8천억원이지만 시가총액을 분할 비율로 나누고 적정가치를 추산할 경우 분할 이후 적정 시가총액은 6조6천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등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회사의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다는 점은 아쉽지만,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며 "편의점 사업을 맡는 신설회사 BGF리테일에 대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6조9천280억원으로, 현재 시총보다 1.3% 상승 여력이 있다"고 추산했다.이준기 연구원도 "분할 전까지 BGF리테일의 지배구조 투명화, 주주가치 제고 노력,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의 요인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BGF리테일의 자회사 중 편의점 운영과 직접 연관이 있는 비지에프로지스와 씨펙스로지스틱(물류), 비지에프푸드(식품제조)는 사업회사로, 비지에프네트웍스와 비지에프보험서비스, 비지에프휴먼넷, 비지에프포스트, 사우스스프링스 등 회사는 지주회사로 각각 귀속된다.
주주확정 기준일은 이달 30일이며 신주는 12월 8일 상장된다.
cho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