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인 10명 중 7명이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대만 왕보(旺報)에 따르면 본토 담당부처인 대륙위원회가 최근 대만 정치대 선거연구센터에 의뢰해 성인 남녀 1천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4%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대만과 중국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전제 조건에 따라 대만을 중국의 지방정부로 바라보는 중국의 인식에 대해 대다수 대만인들이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응답자의 83.9%는 중국이 대만의 대외활동에 압박을 가해 대만의 권익을 훼손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80.5%는 중국이 '중화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9년만에 처음으로 불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의 기조대로 중국과 대만이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80.9%를 차지했다. 다만 양안교류의 속도에 대해서는 '너무 느리다'는 응답이 45%를 차지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89.4%는 양안이 상호 존중과 소통, 대화로 차이를 이해해야 양안의 평화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답했고 85.9%는 중국이 대만 민주제도와 민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최근 중국에서 체포돼 국가전복 혐의로 구금된 대만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8.1%가 중국이 그의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대륙위원회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중국이 양안 교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를 방해하면서 부정적 인식이 쌓이면서 양안관계 발전에 불리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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