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업무협약…내년 2학기부터 시행
(용인=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 단국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김청춘(25)씨는 진로 걱정에 밤이 깊도록 잠이 들지 못하는 날이 많다.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30분, 문득 '금융 보안'에 대해 궁금해진 김씨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접속해 "금융 보안 전문가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채팅형식으로 이뤄진 대화에서 AI는 곧바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전문 지식"이라며 김씨가 들을 만한 학교 수업과 관련 자격증 정보를 공유했다.
이어 김씨의 성적과 대내외 활동 등 학사 정보를 바탕으로 전문 지식과 자기 주도 역량을 강화할 것을 조언하면서, 외부 기관에서 주관하는 금융 보안 국제회의에 참여해보라고 독려했다.
재학생이 AI로부터 진로 상담을 받는 이런 상황이 곧 현실이 될 전망이다.
단국대학교는 학사시스템에 AI 기반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한다고 9일 밝혔다.
국내 교육기관 중 AI를 도입하는 것은 단국대가 처음이다.
기존에 학생들은 학과와 교과목 정보, 진로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서 선배나 조교를 찾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단국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기반 교육지원 시스템'(EduAI)을 통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duAI는 학생들의 성적과 대내외 활동 등 모든 학사 정보와 학내 교과목 데이터, 외부 취업 정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습득한다. 한글과 음성인식이 가능해서 채팅 또는 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2018년 2학기에 첫 서비스가 시작되는 EduAI는 2021년까지 4단계에 걸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학교는 '학생 맞춤형' 교육제공이 우선이라고 보고, 서비스 초창기 단계인 내년 2학기에는 온라인 동영상 수업과 진로 설계 분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보통 1천명이 수강하는 온라인 동영상 수업은 교수와 대면접촉이 힘들어 수업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EduAI는 교수의 강의를 녹화한 뒤 모든 내용을 문서화시켜서 학생과의 실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하게 한다.
또 선배나 조교들이 제공하는 진로 정보는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주관적이고 제한적이지만, AI는 개인의 실제 역량과 사회가 원하는 역량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해 합리적인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국대 미래교육혁신원 유정석 원장은 "대학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생들에게 '표준화'된 정보만을 전달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도입할 인공지능 시스템은 학생들의 개인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필요한 정보을 습득, 자기 주도적인 대학생활을 펼쳐나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학생들이 AI의 도움으로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직원이나 교수들이 학생들로부터 받는 질문은 오히려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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