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음식시키고 여행·미용실 예약하고 차량도 호출
텐센트-메이퇀 vs 바이두-뉴오미 vs 알리바바-커우베이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알리바바와 텅쉰(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3대 IT기업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분야에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이들 3개사는 새로운 유망 사업을 찾는데 분주하며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거액의 투자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풍부한 펀딩 덕분에 중국의 스타트업은 수적으로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7억3천100만명으로 정점에 근접하고 있어 성장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3대 기업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컴퓨팅, 인터넷 금융 등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텐센트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해 40%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알리바바는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을 통해 한때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한편 알리바바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 시장에서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인 바이두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두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부문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으나 최근에는 텐센트가 끼어들었다.
3대 기업의 투자가 중복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차량 호출 업체인 디디 추싱의 투자자이고 바이두와 텐센트는 전기자동차 회사인 넥스트EV를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이들 3대 기업은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 수요를 겨냥한 서비스 시장에서 영역 다툼을 전개하고 있다. 음식 주문과 성형, 육아, 자전거 공유를 포함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고 이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샌퍼드 C. 번스타인 증권사에 따르면 중국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5년 5조위안(7천400억 달러·830조원)이었으나 오는 2020년에는 7조8천억 위안(1조1천500억 달러·1천29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국 시장을 크게 압도하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이 분야에서 신참 기업인 커우베이를 키워주고 있다. 커우베이는 지난 2월 알리바바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11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기업가치를 80억 달러로 늘렸다.
텐센트가 지원하는 메이퇀 뎬핑도 그 수주일 뒤에 15억 위안(약 2천500억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식당과 레저 관련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벤처 캐피털 펀드를 설립하는 것이 펀딩의 목적이었다.
커우베이와 메이퇀 뎬핑 등은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물론 미용실 예약, 여행과 휴가일정, 강의 예약, 차량 호출 등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이퇀 뎬핑은 지난해 75.5%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바이두가 지원하는 뉴오미가 24%로 2위를 달리고 있고 커우베이는 뒤늦게 진출한 탓에 아직은 존재감이 부족하다.
라이프스타일 앱 시장은 이들 3대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엄청난 빅데이터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제공할 수 있어 온라인 광고 매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자사의 플랫폼에 더 많은 온라인 점포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커우베이는 앤트 파이낸셜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빌려 고객 기반 관리와 홍보 강화를 원하는 기업들에 다가서려 하고 있다.
커우베이의 새뮤얼 판 CEO는 "식당들은 고객들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그들은 고객이 인근에 살고 있는지, 학생인지 회사원인지를 모른다"고 지적하면서 자사의 데이터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이퇀 뎬핑은 고객들의 주문과 검색 이력을 맞춤 광고에 활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최근 차량 호출과 홈스테이 예약 서비스를 앱에 추가했다. 이 회사의 플랫폼에 참여하는 상점은 500만명으로 뉴오미(200만명)와 커우베이(150만명)을 앞서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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