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정부는 영국 총선 결과에 신중하게 반응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협상이 빨리 추진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태도를 보였다.
EU를 떠나며 EU 단일시장에서도 이탈하겠다는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기조가 누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했다.
울리케 뎀머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총선 이후 정부를 구성하는 작업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뎀머 부대변인은 다만,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협상 시간 2년이 이미 시작된 만큼 어떤 경우라도 EU와 영국의 협상이 빨리 개시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영국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메이 스스로) 기대한 만큼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고는 "EU와 형평성 있는 협상을 하되 이런 식으로 EU를 떠나는 것이 영국에 진정으로 좋을지, 안 좋을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총선 결과를 풀이했다.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태도가 큰 지지를 받지 못한 만큼 새 정부는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 표심이라는 해석이었다.
가브리엘 장관은 "영국이 새로운 정부를 빨리 구성하고, 그 정부와 진지한 협상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하고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가능한 한 EU밖 영국이 EU와 친밀한 사이를 유지하길 또한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사민당의 마르틴 슐츠 당수 겸 총리후보 역시 영국 보수당이 패배하고 노동당이 크게 승리한 선거로 이번 총선을 평가했다.
현 대연정 각료직이 없는 그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전화통화를 하고 이른 시일 안에 만나기로 합의했다"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민당을 소수당 파트너로 한 대연정의 집권다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아르헨티나 등 해외 순방을 하는 상황에서 영국 총선 결과를 보고받았을 것으로 관측됐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