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 "기업·금융기관·정부 협력체제 필요"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는 데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1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현황 및 평가'라는 제목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출범 초기 단계인 AIIB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인프라 개발 및 국제 투자시장 효율성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AIIB를 통해 해외 인프라 사업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 금융기관, 정부 협력체제를 긴밀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민·관 협력 방안으로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금융 자문 및 주선을 제시했다.
또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대한 민간 투자사업의 규제 완화 등 제도 정비를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IB는 아시아 개발도상국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작년 1월 출범한 다자간개발은행이다.
출범 이후 1년여 동안 에너지를 중심으로 13개 사업에 21억8천만 달러 규모 융자를 제공했다.
현재 77개 회원국을 둔 AIIB는 전문 운용 능력 부족, 중국 중심 지배구조 등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재정 상황 등이 열악한 아시아 신흥국이 대규모 인프라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AIIB와 같은 다자간개발은행 자금 지원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16∼2030년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시장에서 신규 창출이 예상되는 개발 수요를 연간 1조3천억 달러로 전망했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가속화되면 아시아 인프라 수요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아시아 투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AIIB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중국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일대일로 사업 주요 재원 조달창구로서 AIIB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예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AIIB에서 우리나라 영향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AIIB에서 경제적 이익 외에도 중국 등 회원국과 협력관계 강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AIIB에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언권 확보 등 참여 기반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IIB에서 한국의 지분율은 4.06%로 중국(32.33%), 인도(9.08%), 러시아(7.09%), 독일(4.87%)에 이어 5번째로 높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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