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서 1살·2살 여아 뜨거운 차에 15시간 방치 숨져

입력 2017-06-10 12:40  

美텍사스서 1살·2살 여아 뜨거운 차에 15시간 방치 숨져

현지경찰 "아동 방치 사건 중 가장 끔찍한 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에서 각각 1살, 2살 난 여아 두 명이 뜨거운 차 안에 15시간이나 방치돼 있다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숨진 아이들의 엄마는 애들을 차 안에 두고 레지던스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정오가 돼서야 아이들을 데리러 갔지만 이미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여름에 종종 '뜨거운 차량 내 아이 방치 사건'(hot car death)이 발생하지만, 현지 경찰은 '사상 최악의 사건'이라며 몸서리쳤다.

9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텍사스 주 커 카운티 경찰관 W.R.히어홀처는 두 아이의 엄마 어맨더 호킨스(19)를 아동 유기·위험방치 등 두 가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호킨스와 16세 남성이 지난 7일 아이들을 커빌 피터슨 지역 메디컬 센터에 데려왔으며, 아이들은 중태였다고 경찰은 말했다. 아이들은 샌안토니오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어린 자매는 브라이언 호킨스(1)와 애디슨 오버가드-에디(2)로 당일 오후 5시께 사망했다.

두 아이의 엄마는 처음에는 아이들과 근처 호숫가에 갔다가 꽃 냄새를 맡았는데 아이들이 쓰러졌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히어홀처는 CNN 제휴사 KABB에 "아이들이 독소가 들어있는 어떤 물질에 중독된 것처럼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커 카운티 경찰서와 커빌 경찰은 조사 결과 아이들이 엄마의 차량에 화요일(6일) 밤부터 수요일(7일) 정오까지 무려 15시간이나 방치돼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이의 엄마와 16세 남성은 아이들이 차에 방치된 동안 레지던스 안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이들의 사망 원인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지 방송인 KABB는 아이들이 차 안에 방치됐을 때 낮 기온이 화씨 90도(섭씨 32.2도)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한 경찰관은 현지 방송에 "아이들의 엄마가 그들을 고의로 차에 방치했다. 그녀와 친구들은 집 안에 있었다. 집 안에서 밤을 보냈다. 남자 친구가 차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으나 잠시뿐이었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을텐데 아무도 체크해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러 갔을 때는 이미 의식이 없었는데, 그녀는 일이 복잡해질 것을 우려해 곧장 아이들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을 주저한 정황도 있다는 한 경찰관의 증언도 나왔다.

히어홀처 경관은 "이 사건은 내가 37년간 경찰 생활을 하면서 겪어본 아동 방치 사건 중 가장 끔찍한 것"이라고 말했다.

숨진 아이들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9일 실시된다.

엄마 호킨스는 벡사 카운티 구치소에서 커 카운티 구치소로 이감됐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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