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복귀한 류현진 흔들리면 다시 마에다가 기회 잡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선발투수가 넘쳐 '행복한 고민'을 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리치 힐과 마에다 겐타 두 명의 투수만으로 경기를 끝냈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7-2로 승리했다.
이날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은 5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투수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임무만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등판한 마에다 겐타는 4이닝 3피안타 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4이닝을 던져 팀 승리를 지킨 마에다는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포함해 프로 데뷔 후 첫 세이브를 올렸다.
4이닝 세이브는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단 3번밖에 안 나온 희귀한 기록이다.
한 번은 지난달 26일 마이크 몽고메리(시카고 컵스)가 했고, 나머지 한 번은 류현진이 같은 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달성했다.
당시 잠시 선발진에서 밀렸던 류현진은 마에다의 뒤를 이어 6회 등판해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불펜 등판에서 세이브까지 챙긴 류현진은 그날 호투를 발판 삼아 선발진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이번에는 마에다가 선발진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밀렸다.
마에다 역시 류현진처럼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성과를 내며 다저스 선발 경쟁을 안갯속으로 몰고 갔다.
4이닝 세이브는 투수 분업이 정착한 메이저리그에서 자주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2000년 이후 이날 마에다를 포함해 단 61번뿐이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 이후에는 12번 있었다.
다저스 투수코치 릭 허니컷은 현역 시절인 1988년 4월 1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4이닝 세이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에서는 2013년 9월 7일 삼성 장원삼(잠실 LG전), 2014년 5월 1일 한화 윤규진(대전 롯데전), 2014년 6월 26일 넥센 김대우(대구 삼성전), 2015년 8월 14일 KIA 홍건희(광주 삼성전)까지 2013년 이후 단 4명만 4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마에다가 이처럼 불펜에서 호투를 이어가면 류현진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리치 힐~알렉스 우드~류현진~브랜던 매카시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이중 가장 입지가 불안한 건 류현진이다. 생존 경쟁에서 한 차례 살아남은 류현진이 다시 부진에 빠진다면 마에다와 또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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