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채광으로 잔디 생육 촉진…동계 히팅시스템도 준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최상의 천연 잔디 상태를 유지하라.'
프로축구 FC서울의 홈구장이자 오는 8월 31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최고의 그라운드 컨디션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서울월드컵경기장 운영처는 경기장 내 잔디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인공 채광기'를 최근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기존 LED(발광다이오드)나 형광등을 이용해 온실이나 실내 공간의 식물에 적용하던 것을 스포츠 잔디 생육 환경에 도입한 것이다.
경기장 운영처는 플라즈마 조명 원천기술을 보유업체인 D&G라이텍, 잔디 생장에 관한 연구를 해온 서울대 원예학과와 산학 협력을 통해 조명 타워를 제작했다.
이 조명 타워는 골대나 센터서클 부근에 조명을 집중적으로 비춰 경기 때 훼손된 잔디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최상의 천연잔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이것만이 아니다.
FC서울 홈경기가 열린 다음 날에는 파여 나간 잔디를 곧바로 교체한다. 빠른 교체 작업을 위해 경기장 서쪽에 천연잔디포를 만들어 잔디를 직접 키우고 있다.
아울러 그라운드 컨디션을 높일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잔디 품종 이식을 실험하고 있다.
특히 경기 시즌이 시작되는 1, 2월에 그늘 지역 잔디가 얼어 죽는 걸 막기 위해 골대 주변 땅속에 온수 배관을 설치하는 '히팅시스템' 가동을 준비 중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지붕이 전체 관중석의 90%를 덮는 형태여서 그라운드 채광이 부족하고, 통풍이 잘되지 않는 등 천연잔디 생육을 방해하는 여러 악조건을 안고 있다.
박정우 서울월드컵경기장 운영처장은 "우리나라는 추위를 잘 견디는 한지형 잔디와 더위에 강한 난지형 잔디가 모두 생육하기 어려운 전이지대에 놓여있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잔디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인공 채광과 히팅시스템 등을 이용해 최상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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