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다, 영화보다 갑자기 정전…늑장 안내에 깜깜이 대피소동(종합)

입력 2017-06-11 17:15   수정 2017-06-11 17:16

쇼핑하다, 영화보다 갑자기 정전…늑장 안내에 깜깜이 대피소동(종합)

안내 방송없어 우왕좌왕…스마트폰 플래시에 의지해 대체로 침착히 대피

배수지 정전에 일부 '단수'…식당 냉장고 꺼지고 카드 결제 안돼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현혜란 김예나 기자 = 11일 낮 서울 서남부와 경기도 광명시 일대에 갑자기 대규모 정전이 발생, 일요일 오후의 여유를 즐기던 시민들이 상당한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12시 50분께 경기도 광명시의 영서변전소 기능 이상으로 서울 구로구, 금천구, 관악구 등 서남부 일대와 광명시 전역, 시흥시 일부지역이 대규모 정전을 겪었다.

정전이 발생한 지 20여분 후인 1시 15분께부터 일부 지역부터 차례로 전기가 다시 들어왔지만 상당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3시가 넘은 시간까지도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정전이 발생했으나 관련 기관의 안내는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안전처는 오후 1시39분께, 광명시청은 오후 1시29분께 각각 정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일부 대형 상가 등에서도 제대로 정전 안내가 되지 않아 시민들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대피하느라 혼란을 겪었다. 다행히 대부분 스마트폰 불빛 등에 의존해 침착하게 대피, 부상자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소형 상가에서는 정전으로 카드 결제기가 작동하지 않아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불만도 터져나왔고, 식당들은 냉장고가 꺼졌다며 관할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미용실, 네일샵 등에서는 불이 꺼진 어둠 속에서 시술을 하거나 예약한 손님을 일부 돌려보낸 경우도 있었다.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를 찾은 시민들은 10분 넘게 엘리베이터에 갇혀 119 구조를 요청했다. 테크노마트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가느라 혼란을 겪었고, 건물 내 웨딩홀에서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던 예식도 차질을 빚었다고 웨딩홀 측이 전했다.

오후 1시께 테크노마트를 찾았다는 한 남성은 "정전이 됐는데도 안내 방송이 없었고 보안 요원들만 우왕좌왕 뛰어다녔다"면서 "30분 넘게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갈팡질팡 혼란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신도림동의 현대백화점 다큐브 시티를 찾은 이용객들도 정전으로 불이 다 꺼졌다가 일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고,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아울렛도 정전을 겪었다.


가산 롯데시네마에서는 12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영화상영이 중단됐고, 고객 환불요구가 쏟아졌다.

구로·관악·금천경찰서는 일부지역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자 큰 길목에 교통경찰을 비상 투입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정전으로 물이 끊긴 지역도 일부 있었다.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이날 노량진 배수지에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약 20분 정도 단수 조치가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정전 사실을 알리고 전력당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민안전처와 관할 구청에서 보낸 정전 안내 문자 사진도 여럿 올라왔다.

커피숍에 있었다는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음료를 만들지 못해 마시지도 못하고 환불도 안돼 종이에 써서 다음주에 먹기로 했다"면서 "주차장 차단기도 열리지 않아 20∼30분을 갇혀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주말이라 광명동굴에 놀러왔는데 정전이 돼 동굴에 갇혔다"면서 "휴대전화 플래시 하나에 의지해 다들 나왔다"고 환불 처리된 입장권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광명시 철산동 다이소에서 정전을 겪었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하층에서 정전이 됐는데 완전 암측 속에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스마트폰 라이트로 불켜고 별다른 혼란없이 침착하게들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SNS에서는 "이러고도 전기요금을 올릴건가", "전기는 복구됐는데 인터넷이 안된다", "회전초밥 집에 초밥을 먹으러 왔는데 정전 때문에 초밥 회전이 안 된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comma@yna.co.kr, runran@yna.co.kr, y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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