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면담…NYT "사드배치 중단 상황에서 정치개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부쩍 활발해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조명하며, 오는 7월에는 한국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뒤 가급적 정치 논쟁에서 한 발 물러서 있으려 하지만 재임 기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외국 정상과의 만남은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퇴임 후 첫 공식 해외 방문지로 이탈리아를 찾아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와 환담했다.
이후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초청으로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교회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2주 전쯤에는 영국 런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이달 6일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마주 앉았다.
특히, 대중 식당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이야기를 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트뤼도 총리의 사진은 소셜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구며 급속히 퍼져나갔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트뤼도 총리 등 외국 정상들과 여전한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NYT는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식을 줄 모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인기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입장도 다소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해석했다.
각국 지도자들이 말이 통하지 않는 트럼프 대신 오바마와의 만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정상들의 불협화음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했을 때 가장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럽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던 것과 정반대로 시종일관 대립각을 세우기 바빴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첫 오찬에서 이를 악문 채 나눈 '강렬한 악수'로 화제를 모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에게는 거의 꾸짖듯 방위비 분담금 상향을 요구했다.
급기야 나토 행사에서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전통을 깨고 집단방위에 대한 서약을 생략해 동맹국을 불안에 떨게 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다음달에는 한국을 방문해 그가 재임시절 관계를 쌓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라면서 이번 한국 방문에서도 정치가 개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의 추가 배치를 중단했으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한국에 사드 비용을 청구하며 날을 세웠던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다음날 허버트 맥매스트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에 전화를 걸어 미국이 비용을 지불할 것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각국 지도자의 회담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뿐이며 시간이 갈수록 관심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독일 메르켈의 기독민주당 소속 외교 전문가 노베르트 로트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의 후임자와 정반대"라며 "메르켈 총리 입장에서 그가 베를린을 방문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자체는 정치적 효능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그는 지나간 과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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