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비록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한국 축구팬들은 국내에서 열린 국제 대회 피날레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 베네수엘라와 잉글랜드와 경기에 무려 3만346명의 관중이 입장해 양 팀의 플레이를 응원했다.
이날 관중들은 양 팀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힘을 실어줬는데, 특히 약팀 베네수엘라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할 때마다 목청 높여 응원전을 펼쳤다.
축구팬들은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3,4위 결정전부터 경기장 좌석을 지켰다.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의 3,4위 결정전에 1만749명의 관중이 입장해 대회 마지막 경기에 쏠린 관심을 대변했다.
결승전엔 3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1층 좌석과 2층 좌석을 빼곡히 채웠다.
응원도 뜨거웠다. 전반전엔 주요 상황에서 환호를 보냈지만, 후반전엔 주로 약팀 베네수엘라를 응원했다.
관중들은 응원곡 '오~ 필승코리아'를 '오~베네수엘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응원 소리는 158㎝의 단신 미드필더 예페르손 마르티네스가 교체 출전한 후반 중반 매우 커졌다.
마르티네스는 180㎝대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수비진을 휘저으며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환호가 관중석에서 터져 나왔다.
베네수엘라를 응원한 축구팬 유주환 씨는 "베네수엘라가 경제난에 시달려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힘든 상황에서도 결승에 진출한 베네수엘라를 응원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가 1-0으로 앞선 후반 막판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펼치자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후반 추가 시간 베네수엘라 골키퍼 윌케르 아라이가 상대 진영으로 진출해 공격에 힘을 보태자 응원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경기는 잉글랜드가 1-0으로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경기 직후 잉글랜드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기쁨을 만끽했고, 베네수엘라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 눈물을 흘렸다.
관중들은 기립해 열심히 싸운 양 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경기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등이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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