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6년 전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본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시 어부들은 요즘 시험조업을 하고 있다.
시험조업이란 4만건이 넘는 모니터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어종에 대해 후쿠시마현의 허가로 소규모 조업과 판매를 실시하는 것이다.
어획물에 대해선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 연합회를 중심으로 방사성물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키시 어업협동조합 이사인 하가 후미오(芳賀文夫), 부조합장인 마노메 유이치(馬目祐一) 씨가 일본 포린프레스센터(FPCJ)와 외무성이 이달 8~9일 일본에 주재하는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공동 주최한 프레스 투어 중 인터뷰에 응했다.
우선 하가 씨는 6년 전 3월 11일 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와 경매를 시작하던 당시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하며 "정말 힘든 시간이었고 현재도 (정상)조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30여년 간 어부 일을 하며 두 척의 어선을 보유한 마노메 씨는 "처음에는 시범조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긍정적 생각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마노메 씨는 당시에는 어업으로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
넙치·문어·가자미류가 많이 잡히는 이곳에서 과거 수입은 어획량에 따라 달랐지만, 한차례 조업때마다 적게는 2만엔(약 20만원), 많을 때는 30만엔(약 305만원)~40만엔(406만원)일 때도 있어 생활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그는 돌아봤다.
지금은 어획량이 적어 대지진 이전과 비교해 부족분을 도쿄전력의 배상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자리를 함께한 어업협동조합 관계자가 전했다.
재해지역인 만큼 지역 농수산물 섭취 때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 어부는 "일단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 안전한 것만 먹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검사를 그만큼 하고 있으니 반대로 더 안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2~3세 아이에게는 먹거리를 조심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생산 식품이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2월 소비자청이 벌인 설문조사에선 후쿠시마산 식품 구입을 망설인다는 소비자가 15.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가 씨는 자신 주변에선 소문 피해를 겪지 않는다면서도 조업 휴업 기간이 길어진 만큼 어족자원은 풍부해졌지만, 판매는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노메 씨는 "젊은 사람들이 이제 다른 일을 하니 그 수가 줄어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상조업을 비롯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도쿄전력이 있으니 희망을 갖고 노력할 뿐이고 어떻게 할지는 정부가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가 씨는 "안 일어나면 좋겠지만, 원자력 사고는 무섭다"며 "이미 있는 것이니 믿고 살아갈 뿐"이라면서 "(정상조업에 대해) 희망은 물론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올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어업협동조합에는 조합원 300여 명이 있지만, 대지진 이전보다는 50명가량이 줄었다.
프레스 투어 중 주최 측이 지역진흥 사례로 제시한 후쿠시마의 유명 상업시설 '스파 리조트 하와이언즈'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을 모델로 일본 영화 '훌라 걸스'(2006)가 제작되기도 했다. 1960년대 일본 탄광촌을 배경으로 연탄에서 석유로 연료가 대체되자 탄광촌 여성 주민이 훌라 춤을 추는 훌라걸스로 나서 위기를 타개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군지 마사히로 지배인은 기자들과 만나 "6년 전 지진으로 우리도 피해를 봤기 때문에 손님이 과연 이런 곳에 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2년 후 유명세를 회복해 방문객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붕괴된 건물 일부를 새 내진 기준에 따라 진도 7까지 지탱할 수 있도록 바꿨다고 그는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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