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뉴저지 주 월타운십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 그랜트 버라도(17)는 '트럼프 티셔츠'를 입고 졸업 앨범을 찍었다.
그는 투표권이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못했지만, 그의 부모는 'TRUMP'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쓰인 검은색 티셔츠를 아들의 '앨범 의상'으로 흔쾌히 허락했다.
그러나 얼마 후 버라도가 손에 받아든 졸업 앨범에는 자신이 그냥 아무런 글자도 없는 '민짜'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한 사진이 실려 있었다.
누군가 졸업 앨범에서 '트럼프 티셔츠'를 포토샵 작업을 통해 지워버린 것이다.
평소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버라도는 부모님께 앨범을 보여줬다.
"믿을 수 없어요. 난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는데, 이건 역사도 되고, 이 티셔츠 입고 찍은 사진이 기념이 될 거라고 믿었는데…."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월타운십 고교의 셰릴 다이어 교감은 "졸업 앨범을 편집할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우리는 디지털 편집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솔직히 좀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졸업 앨범을 제작한 회사 측은 이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이 앨범을 수정했는지, 앨범 제작사 측이 그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학교 측은 앨범 이미지가 수정되는 경우는 학생이 폭력, 음주, 약물남용 등을 조장하는 문구나 드레스 코드에 현저히 위배되는 때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이어 교감은 "정치적 문구가 있는 티셔츠는 드레스 코드 위반은 아니다. 학교 사진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금하는 교칙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버라도의 아버지는 학교 측에 아들이 입었던 트럼프 티셔츠를 원상 복원해 졸업 앨범을 다시 제작해달라고 요구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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