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메이저 왕좌 복귀 '클레이코트의 황제' 나달

입력 2017-06-12 00:45   수정 2017-06-12 08:47

3년만에 메이저 왕좌 복귀 '클레이코트의 황제' 나달

'한 물 갔다'는 평가 뒤집으며 무실세트 '완벽 우승'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이 3년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복귀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나달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스탄 바브링카(3위·스위스)를 2시간 5분 만에 3-0(6-2 6-3 6-1)으로 완파, 이 대회에서만 10번째 우승하는 위업을 이뤘다.

1986년생으로 올해 31살인 나달은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프랑스오픈을 석권했고 2008년 윔블던, 2009년 호주오픈까지 정복하며 2000년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와 함께 세계 남자 테니스계를 양분했다.

특히 2010년에는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등 3개 메이저 대회를 휩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2013년에도 프랑스오픈과 US오픈 등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이어간 나달은 그러나 2014년 이 대회 우승을 끝으로 내리막에 접어들었다.

손목과 무릎 등이 자주 고장 나며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4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 결승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며 '한물갔다'는 평도 나왔다.

2015년 프랑스오픈 8강 이후로는 메이저 대회 8강과도 거리가 멀어졌고 나달보다 한 살 어린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 앤디 머리(1위·영국) 등이 치고 올라오면서 나달의 설 자리는 더는 없는 듯했다.

테니스계에서는 '나달은 지구력과 파워를 앞세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부상이 잦을 수밖에 없고, 30세를 넘기면서 체력까지 떨어지면 기량도 급속도로 저하될 것'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나달은 올해 '부활'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호주오픈에서 결승까지 진출,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조짐을 보였다. 비록 결승에서 페더러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2014년 프랑스오픈 이후 2년 반 만에 다시 오른 메이저 대회 결승 무대라는 점이 의미가 있었다.

이후 나달은 자신이 강점을 보이는 클레이코트 시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컵을 세 차례나 들어 올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조코비치와 머리 등은 모두 슬럼프 기미를 보였고 페더러는 7월 초 개막하는 윔블던에 전념하겠다며 프랑스오픈에 아예 나오지 않은 점도 나달의 우승을 예감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4강에서 '새로운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린 도미니크 팀(7위·오스트리아), 결승에서 2015년 이 대회 우승자 바브링카를 만났지만 모두 3-0으로 완승했다.

팀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조코비치를 3-0(7-6<5> 6-3 6-0)으로 완파했으나 나달의 적수가 되지 못했고, 바브링카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3전 전승을 거둔 경력을 자랑했지만 나달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결승까지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나달은 한 세트도 뺏기지 않은 것은 물론 듀스,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세트도 없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7월 윔블던에서 2000년대 라이벌 페더러와 우승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나달로서는 올해 호주오픈 결승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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