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 중인 필리핀 남부 접경지에 잠수함까지 배치하면서 경계를 강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군은 최근 독일제 209급 잠수함인 'KRI 낭갈라'를 중부 술라웨시 주 팔루 해군기지에 배치했다.
가톳 누르만티오 인도네시아군 최고사령관은 "우리는 필리핀 마라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것이 접경 지역에 잠수함을 배치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IS를 추종하는 반군이 필리핀 정부군에 밀려 인도네시아로 도주하는 등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를 추종하는 필리핀 이슬람 반군 '마우테'는 지난달 23일부터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소도시 마라위를 점거하고 정부군과 3주째 교전을 벌이고 있다.
마우테 반군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인근 동남아 국가 출신 IS 추종자들도 다수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지 일각에선 쾌속선과 소화기로 무장한 이슬람 반군을 상대하기 위해 잠수함을 배치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잠수함 배치에 대한 주변국의 반발을 무마할 명분으로 마라위 사태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인도네시아군은 1981년부터 KRI 낭갈라와 KRI 짜크라 등 독일제 잠수함 두 척을 운용해 왔다. 2011년에는 대우조선해양과 1천400t급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잠수함 전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군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으로부터 동남쪽으로 500㎞ 가량 떨어진 북말루쿠주(州) 모로타이 섬에 군기지를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가톳 총사령관은 중국과의 어업권 분쟁 구역인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의 군기지 건설 공사가 마무리되는대로 모로타이 섬에 새 기지를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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