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급여 확대, 모든 공공병원에 간병간호서비스, 2인 병실도 급여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가 전액 내야 하기에 가계에 큰 경제적 부담이 됐던 이른바 '비급여 항목'을 줄이는데 정부가 본격 팔을 걷고 나섰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민간보험에 기대지 않고 건강보험만으로도 의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 차원에서 비급여를 해소하는 작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최근 열린 건강보험 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내년 추가로 추진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하나로 비급여를 줄이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먼저 의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의료행위나 의료기술에 대해서는 예비적으로 보험급여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그 적합성을 평가해 정식으로 급여등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른바 '선별급여'를 확대 시행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선별급여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자 경제성이 떨어지거나 의학적으로 불확실해 추가 검증이 필요한 치료기술이나 의약품도 환자 자신이 50~80%의 본인부담금을 내는 조건으로 예비적으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복지부는 '3대 비급여'로 꼽히는 간병비,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에 대해서도 더 개선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환자를 돌보느라 등골이 휘는 가족의 간병부담을 덜어주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사가 환자의 간호와 간병까지 전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공공병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추진하고, 현재 전국 300여곳에 그치는 이 서비스 제공의료기관을 민간병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선진국 대부분이 시행 중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입원진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의 간병부담을 줄이고자 2015년 도입됐다.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하면 1일 7만∼8만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통합서비스를 신청하면 건강보험 적용으로 하루 2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특진비로 불리는 현행 비급여 선택진료제를 올해까지 폐지하고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전문진료 의사 가산'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택진료비는 대학병원급과 일부 전문병원의 10년 이상 경력 전문의에게 진료받을 때 수술·검사·영상·마취·의학관리 등 8개 항목에 걸쳐 추가로 환자에게 부과하는 비용으로 전액 환자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복지부는 아울러 현재 4인실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 입원료에 대해 내년부터 3인실은 물론 나아가 2인실로까지 보험급여를 단계적, 선택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비급여 절감에 효과적인 진료비 지불제도인 '신포괄수가제'를 민간의료기관으로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포괄수가제는 환자가 입원해 퇴원할 때까지 발생한 진료비를 진료의 종류나 양과 관계없이 질병별로 정해진 대로 계산하는 진료비 정액제도로, 현재 백내장·편도·맹장·치질 수술 등 7개 질병에만 적용되고 있다.
신포괄수가제는 이런 포괄수가제에 행위별 수가제를 결합하면서 적용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 시작으로 공공병원에서 553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신포괄수가제를 적용하면 일부 비급여항목이 급여화되면서 총 진료비 중 환자 부담분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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