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 만찬장은 트럼프 으름장 때문에 열차사고 현장 방불"

입력 2017-06-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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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 만찬장은 트럼프 으름장 때문에 열차사고 현장 방불"

막후에서 어르고 달래는 트럼프 협상술에 시진핑, 코미, 나토 정상들 차례로 당해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들과 가진 비공개 만찬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연설 내용으로 인해 "열차사고 현장처럼" 참혹하고 "완전 엉망(total shitshow)"이었다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가 뒷얘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나토 본부 신청사 준공식 연설에서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나토 조약 제5조에 따른 집단방위 공약을 재확인하지 않았다. 대신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내세워 회원국에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방위비를 증액하라고 재촉하기만 함으로써 나토 동맹국들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도 놀라 자빠지게 했다.

그러나 이어진 만찬장에선 분위기가 더욱 나빠졌다고 포린 폴리시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연설문을 내팽개치고 즉흥 연설을 통해 나토 동맹들의 방위비 지출 부족을 비판하면서 2%로도 부족하고, 3%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유럽 동맹들이 이른 시일 내에 방위비 지출을 충분히 늘리지 않으면, 미국이 방위비 지출을 줄이고 대신 유럽 동맹들에 지금까지 덜 낸 '체불 비용'을 소급해 내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위협도 곁들였다.

이 정상 만찬에 관해 설명을 들은 한 전직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만찬 때는 준공식 연설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며 "마치 열차사고 현장같이 무시무시했다"고 논평했고, 다른 소식통도 "완전 엉망"이었다고 전했다.

공개적으로도 말을 가리는 편이 아니지만, 막후에선 더욱더 예모 없이 어르고 달래는 사업가적 협상술을 스스로 자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 28명을 상대해서도 예의 협상술을 펼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후에서 어르고 달래는 수법은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장의 트럼프 대통령 비공개 독대에 대한 설명에서 생생하게 그려졌다.

사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격을 당한 적이 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방미한 시 주석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시리아에 대한 전격적인 폭격 사실을 알렸고 시 주석은 10초가량 말을 잃는 상황을 맞았었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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