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치현 오카와무라, 유권자 모두 예산심의 주민총회로 변경논의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주민이 400명에 불과한 일본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의회를 없애고 주민총회 설치를 추진하자 비슷한 처지의 다른 지자체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의원 선거에 입후보할 인력마저 부족한 현상이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치(高知)현 오카와무라(大川村)의 행정 책임자인 와다 가즈히토(和田知士) 손초(村長)는 이날 6월 회기가 시작된 의회에 출석, 주민총회인 '초손(町村) 총회' 설치 검토 방침을 정식으로 밝혔다.
주민총회가 설치되면 의회는 폐지되고 유권자가 직접 예산안을 심의하게 된다.
일본에서 1947년 지방자치법 시행 이후 초손총회가 설치된 사례는 1951~1955년 도쿄도(東京都)의 당시 우쓰키무라(宇津木村) 한군데였다.
오카와무라는 2013년과 2014년에도 초손총회 설치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이번이 세번째 공식 검토에 들어갔으며 12월 20일까지는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와다 손초는 의회에서 "나는 의회 민주주의를 중요시하지만 2년 후 의원 선거 입후보자가 부족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초손총회 설치에 관해 조사연구를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사정으로 초손총회가 설치된다고 해도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오카와무라의 주민은 400명으로 이 가운데 350명이 유권자여서, 사사건건 정족수 미달 현상이 나올 가능성이 우려된다.
실제 지방자치법은 주민총회와 관련, 의회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의회 개최 요건인 의원 정원의 과반 출석을 적용하게 되면 최소 이곳 주민 175명 정도는 출석해야 한다.
한꺼번에 여러 주민의 이동 수단을 확보해야 하고 일반 유권자가 예산과 조례 등을 이해하고 논의해 가는 과정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망했다.
일일이 배포해야 하는 의안서 인쇄에도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인구 감소와 주민 고령화를 동시에 겪는 지자체에선 오카와무라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 약 800명인 나가노(長野)현 오타키무라(王瀧村) 의회의 시모노 노리토시(下野則俊) 사무국장은 "우리도 아무래도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며 "남의 일이 아니다"고 공통된 인식을 나타냈다.
역시 인구가 800명 정도인 홋카이도(北海道)의 오토이넷푸무라(音威子府村)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주민이 얼마만큼 관심을 두고 참가할지가 미지수지만 선택지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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