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강도 3분의 1은 유럽 4개국…한국인도 중·일·미국에서 범죄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여행, 취직, 유학 등 국외로 출국하는 한국인의 수가 매년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인이 타국에서 입는 범죄 피해 역시 급속도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지품 도난 등 비교적 가벼운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납치·감금·폭행·살인 등 중범죄 피해 역시 증가세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3일 법무부 산하 법무연수원이 최근 펴낸 '2016년 범죄백서'를 보면 국외에서 범죄 피해를 겪은 한국인은 2015년 8천298명으로 전년 5천952명보다 39.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의 4천458명에 견주면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 중 71.8%인 5천957명이 절도·강도를 당했다. 이 역시 전년의 4천612명보다 많아졌다. 절도·강도 피해의 36.2%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독일 등 유럽 4개국에서 발생했다. 백서는 이 같은 집중도의 이유로 '국민의 유럽 여행 활성화'를 들었다.
절도·강도 다음으로 큰 피해는 사기로 299명이었다. 상해·폭행 피해자도 255명으로 집계됐다. 납치·감금이 119명, 살인이 37명, 기타 범죄가 1천631명이었다.
특히 객지에서 목숨을 잃는 한국인의 수는 2011∼2015년 5년간 144명이나 됐다. 2011년 28명, 2012년 27명, 2013년 29명, 2014년 23명, 2015년 37명으로 좀처럼 줄지 않는 모습이다.
이 기간 가장 많은 한국인 피살이 일어난 국가는 필리핀(48명·33.3%)이었다. 미국(25명·17.4%), 중국(16명·11.1%), 일본(10명·6.9%), 파라과이(3명·2.1%)가 뒤를 이었다.
이와 반대로 국외로 나간 한국인이 현지에서 벌이는 범죄 역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1년 1천248명이었던 한국 국적 국외 범죄자는 2015년 1천736명으로 전년도 1천552명보다 11.9% 불어났다.
가장 많은 범죄 유형은 사기(9.4%)였으며 폭행·상해(8.5%), 절도·강도(6.7%), 출입국 관련(4.2%) 순이었다. 범죄를 벌인 국가는 중국이 494명으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일본(391명·22.5%), 미국(93명·5.4%)이었다.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후 국외로 도피해 기소 등 형사사법 절차가 중단된 '기소중지자'는 2015년 675명이었다. 도피 국가로는 중국(103명·15.3%), 미국(96명·14.2%)과 함께 필리핀(50명·7.4%), 일본(38명·5.6%), 베트남(31명·4.6%) 등이 꼽혔다.
기소중지자의 범죄는 사기가 30.2%로 횡령(5.8%), 마약류관리법 위반(4.7%), 절도(3.1%) 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백서는 "범죄의 국제화 현상이 심화해 국제형사사법 공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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