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법원 제헌의회 구성 중단 소송 기각

입력 2017-06-13 03:49  

베네수엘라 대법원 제헌의회 구성 중단 소송 기각

"법적요건 미비"…페루 대통령 "베네수엘라 대학살 위기" 경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개헌을 위해 추진 중인 제헌의회 구성의 중단을 요청하는 소송을 기각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법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 법무부 장관이 제헌의회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기한 소송이 법적인 요건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한 만큼 기각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가 하급심에 제기한 같은 취지의 소송들도 병합 심리해 기각했다.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3개월째 접어든 반정부 시위로 위기에 처한 마두로 대통령의 손을 다시 들어준 셈이다.

대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야권이 추진한 국민소환투표 등 현안에 대해 종종 마두로 대통령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려왔다.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70명 가까이 사망했다.

우파 성향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대량학살과 대규모 난민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오르테가 장관은 지난 8일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 구성을 위해 선포한 포고령이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유산인 현행 헌법을 훼손하려는 반민주적인 처사라며 비판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국 혼란을 돌파하려고 제헌의회를 통한 헌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1999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카드를 자유선거를 피한 채 권력을 유지하려는 책략이라고 반발하며 제헌의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마두로 행정부는 다음 달 30일 545명의 제헌의회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시행하고, 제헌의회가 마련한 개헌안을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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