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르 대통령 정부 낮은 지지율이 관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연립정권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연정 붕괴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나돌면서 정국은 좀처럼 안정적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현재의 연정에서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이 연정 이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메르 대통령은 브라질사회민주당의 실력자인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와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연정 붕괴를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라질사회민주당은 상원의원 11명, 하원의원 47명을 보유한 원내 제3당이다.
앞서 브라질사회당(PSB)과 사회주의대중당(PPS), 포데무스(Podesmo), 인본주의연대당(PHS)은 연정 이탈을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사회민주당이 연정을 이탈하면 테메르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운영 기반을 사실상 상실하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브라질사회민주당 지도부는 연정 잔류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제는 테메르 대통령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너무 저조하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6.4%, 보통 17.1%, 부정적 74.8%로 나왔다.
테메르 퇴진 이후 새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선출돼야 한다는 의견은 90.6%에 달했고, 의회 간접선거를 지지한 의견은 7%에 그쳤다.
이 조사는 이른바 '테메르 스캔들'이 터져 나온 이후 처음으로 전국 단위로 시행된 것이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세계 최대 규모 육류 수출회사인 JBS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대표를 만나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증언을 막기 위한 입막음용 금품 제공을 협의했고, 이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쿠냐 전 하원의장은 부패 혐의로 지난해 10월 연방경찰에 체포됐으며, 부패수사를 총괄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15년 4개월을 선고했다.
한편, 테메르 대통령은 2014년 대선 당시 연립여당 캠프에 불법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을 두고 벌어진 재판에서 간신히 파면을 면했다.
연방선거법원은 지난 9일 2014년 대선 결과를 무효 처리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재판을 열었으며, 7인 재판관 가운데 3명은 찬성,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2014년 대선에서 연립여당의 정·부통령 후보는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테메르 현 대통령이었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테메르 대통령은 파면을 면하게 됐고, 호세프 전 대통령은 8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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