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30대 남성이 두 아들에게 총기 안전교육을 하다 9세 딸을 쏴 숨지게 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디애나 주 레이크카운티 검찰은 12일(현지시간) 지역 주민 에릭 허멜(33)을 미필적 고의의 의한 살인, 14세 미만 폭력 살해 등 5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허멜은 지난 10일 오후 5시께 10세 쌍둥이 아들에게 "총을 가지고 놀면 안 된다.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며 '총기 안전교육'을 시키다 총이 장전된 걸 깜박 잊고 방아쇠를 당겨 딸 올리비아 머리에 명중시켰다.
지역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올리비아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의식이 없는 채 누워있었으며, 허멜은 무릎을 꿇고 앉아 곁을 지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을 본 허멜은 공포에 찬 얼굴로 '딸이 죽었다. 딸이 정말 죽었다'고 울부짖었다.
맥박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경찰 응급구조사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올리비아는 회생하지 못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부검을 했으나 올리비아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허멜은 "두 아들에게 처음 9mm 글록 권총을 내보일 때 장전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잠시 후 총을 재장전하고, 그 사실을 잊었다"고 털어놓았다.
하멜은 두 아들에게 "절대 총을 사용하지 마라. 이런 이유 때문이야"라고 말하곤 침실로 걸어 들어가는 딸 올리비아 머리를 겨냥했다.
허멜의 아들은 경찰에 "아빠가 올리비아를 쐈다. 둘은 장난치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은 하멜이 총을 장전하기 전 자신들을 향해 각각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며 "아빠가 입으로 '탕 탕 탕'하는 총소리를 내, 몸을 피해 달아났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사고로 볼 수 없다"면서 "가증스럽고 타락한 범죄다. 허멜의 행동은 세 어린이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고, 결국 죄 없는 아홉 살짜리 올리비아의 생명을 빼앗았으며 두 소년에겐 평생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허멜은 인디애나 주 레이크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첫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