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소방차 동원해 농업용수 공급…양파수확 시작인데 인력도 부족
(김천=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가뭄이 심해 모내기를 할 물이 없습니다. 우리 논은 소방차 용수 지원으로 겨우 모내기를 끝냈는데 다른 논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북 김천시 어모면 구례리 지명규(70)씨는 지난 12일 김천소방서 소방차 3대로 농업용수를 공급받아 1.6ha 논에 모내기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 일부 논은 모내기할 물이 없어 농업인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김천시는 아직 모내기하지 못한 논이 8ha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시는 13일 읍면동사무소에 모내기하지 못했거나 농업용수가 급한 농가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긴급 통보했다.
오는 14일까지 현황을 파악해 소방차로 농업용수 공급, 관정시설 지원, 양수기 동원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4천300여ha에 모내기를 했지만, 물이 부족해 일부 논의 모가 생육이 안 되고 마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봉저수지 부근 아포읍 농지에도 물 부족 현상이 심해 김천시는 한국농어촌공사 구미김천지사에 관로를 통한 농업용수 공급을 긴급 요청했다.
김천시 친환경농업과 신진식 주무관은 "농업용수 부족현황을 파악하는 대로 소방차 8대를 동원해 급한 논부터 농업용수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두, 포도 등 밭농사 경우에는 농가마다 개별 관정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논농사보다는 물 부족이 덜하다고 한다.
김천시 봉산면에서 자두농사를 하는 박모(65)씨는 "지하수로 물을 공급하고 있어 당장 물 부족 현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주부터 본격화한 양파수확에는 인력 부족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지례면·대덕면·부항면·증산면 등 밭에는 양파수확을 본격 시작했지만 60∼70대 여성뿐이고 수확을 도울 사람이 크게 부족하다.
하루 인건비는 여성 7만원, 남성 10만원이지만 땡볕에 쪼그리고 앉아 먼지를 마시면서 양파를 수확하고 폐비닐을 걷어내는 작업이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양파수확을 하는 한 여성은 "할머니들이 팀을 이뤄 수확한다"며 "온종일 양파를 수확하고 나면 허리가 아파 다음날에는 일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천시 구영훈 친환경농업과장은 "가뭄으로 농업용수 지원이 절실하다"며 "가뭄 현황을 파악하는 대로 관정시설을 지원하겠다. 관정작업에 5∼7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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