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챔프전 평균 트리플더블 맹활약하고도 고비에 약한 모습
조던 챔프전 6전 전승, 코비는 7전 5승 등과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르브론 제임스(33·203㎝)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또 고개를 숙였다.
제임스가 이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2016-2017 NBA 챔피언결정전 5차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120-129로 졌다.
1승 4패가 된 클리블랜드는 준우승으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최근 3년 내리 골든스테이트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클리블랜드는 2015년과 올해 두 차례 준우승했다.
'킹'이라는 별명을 가진 제임스는 현재 NBA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을 이끈 스테픈 커리는 운동 능력이나 신체 조건에서 제임스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고,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가 된 케빈 듀랜트 역시 아직 제임스의 아성을 넘어섰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특히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 시절인 2010-201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7년 연속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며 이름값을 해냈다.
그러나 이 7번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것은 2012, 2013, 2016년 등 세 번으로 승률이 50%를 밑돈다.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2006-2007시즌에도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4전 전패를 당한 것까지 더하면 총 8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3번 우승한 것이 전부다.
이는 시대를 주름잡았던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다소 낮은 챔피언결정전 승률이다.
제임스가 NBA에 데뷔한 2003-2004시즌부터 '마이클 조던의 후계자'로 평가받았던 점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현역 시절 챔피언결정전에 6차례 진출해 6번 모두 우승 반지를 꼈다.
또 코비 브라이언트는 7번 챔피언결정전에 나가 5번 우승을 맛봤고 팀 덩컨은 6번 가운데 5번 정상에 올랐다.
올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제임스는 평균 33.6점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평균 '트리플더블'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킹'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고비에서 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승부의 갈림길이 된 3차전이 문제였다.
경기 종료 2분 30여 초를 남겼을 때만 해도 클리블랜드가 6점을 앞서 있었으나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제임스가 '킹'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경기 종료 3분 전부터 무득점에 그쳤다.
특히 113-111로 추격당한 종료 1분 15초를 남기고 제임스는 골밑을 파고들다가 직접 해결하지 않고 측면에서 기다리던 카일 코버에게 공을 빼준 장면이 논란이 됐다.
진정한 해결사 역할을 하려면 제임스가 직접 해결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골밑슛을 시도하거나 반칙이라도 얻어내서 자유투를 던질 수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코버의 3점슛은 빗나갔고, 곧바로 골든스테이트 듀랜트가 역전 3점포를 꽂아 골든스테이트가 3연승을 달아났다.
물론 소속팀을 7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공로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제임스는 경기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다"며 "더 잘했어야 했다고 돌아볼 이유도 없다"고 당당해 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고 우리는 부족했을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제임스는 "지난해 결승에서는 우리가 이겼지만 골든스테이트는 비시즌 기간 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 가운데 한 명(듀랜트)을 영입했다"며 "골든스테이트 선수들, 사무국이 이번 시즌을 잘 준비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큰 경기일수록 '킹' 제임스에 대한 상대 팀의 견제가 어떨지는 상상을 초월하고 남음이 있다.
하지만 팬들이 바라는 모습은 '고군분투'하고도 결정적인 순간에 약한 면을 보이는 제임스가 아닌 거친 수비를 이겨내고 우승 반지를 손에 넣는 강인한 '킹' 제임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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