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아파트서 물 '줄줄'…승강기 멈춰 '39층 오르락내리락'(종합)

입력 2017-06-13 17:59  

초고층 아파트서 물 '줄줄'…승강기 멈춰 '39층 오르락내리락'(종합)

양수기함서 누수…승강기까지 물 흘러들어 5시간 넘게 운행 정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13일 강원 춘천시 온의동의 한 초고층 아파트에서 양수기함이 터져 물바다로 변해 승강기가 운행을 정지하면서 주민들이 30층이 넘는 고층을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과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30층 양수기함이 터졌다.

다량의 물이 새어 나오면서 30층은 물론 지하 2층 복도까지 물바다로 변했다.

물은 승강기 안까지 흘러들어 갔다.

주민 박모(28) 씨는 "이사하는 집도 없는데 낮 12시 10분쯤 승강기가 1기만 작동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안에서 물이 뚝뚝 새어 나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사고라도 났으면 어쩔 뻔했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관리사무소는 주민 안전을 고려해 승강기 3기 모두 운행을 중단시켰다.

이 탓에 주민들은 최고 39층에 달하는 고층을 계단으로 직접 오르내려야 하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누수 여파로 수도 공급도 30여 분간 중단됐다.

관리사무소 측은 안내방송을 했지만,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30층이 넘는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승강기 1기를 사용하려면 최소 1시간은 걸린다"는 관리사무소 직원의 설명을 듣고는 분통을 터트리며 물바다로 변한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고령의 주민들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며 발만 동동 굴렀다.

관리사무소 측은 승강기 관리 업체를 불러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1기라도 급히 복구하겠다는 설명과 달리 5시간이 넘는 현재까지도 승강기는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늦어도 아이들 하교 시간까지는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도대체 언제 되느냐"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기만 복구하더라도 150여 가구에 달하는 주민 모두가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승강기 주요 부품에 물이 들어가면 안전사고 위험이 커 운행을 중단시켰다"며 "빨리 정상 운행할 수 있도록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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