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독서·과학 이전의 마음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무기화된 거짓말 =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인 대니얼 J.레비틴이 '가짜뉴스'가 판치는 시대, 사람들을 오도하는 뉴스와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런 것들에 속지 않기 위해 비판적 사고가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숫자다. 잘못 처리한 통계치와 그래프는 왜곡되고 편파적인 관점을 취하게 해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고 부적절한 판단으로 이끈다.
예를 들어 '우리 최우수 텔레마케터는 하루에 1천 건의 판매를 성사시켰다'는 단순한 주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나의 전화번호를 누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전화벨이 울리는 시간, 전화가 연결돼 구매를 권유하고 설득하는 시간, 구매를 위한 신용카드 번호와 주소를 알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보자. 모든 전화통화가 구매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가정해도 물리적으로 한 시간에 가능한 판매는 60건, 8시간 동안 가능한 판매는 480건 정도다.
두 번째 주의해야 할 것은 말이다. 전문가의 말이라고 인용되는 것들의 출처 중에서 많은 것들은 실제 그 사람이 하지 않은 말일 가능성이 있다. 또 전문가가 실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단지 그 사람의 의견일 뿐인지, 아니면 전문적인 증거에 기초한 결론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레디셋고. 박유진 옮김. 406쪽. 2만2천원.
▲ 이동진 독서법 = 독서광이자 애서가로도 유명한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들려주는 독서론.
1만7천여권의 책을 소장한 저자는 자신도 끝까지 읽지 않은 책이 많다면서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이야기한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시대에도 독서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너무 많은 정보가 있는 인터넷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바로 얻기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깊이 있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는 책을 읽는 것이 역설적으로 정보를 얻는 더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적인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있어 보이기 위해' 책을 읽는 것 역시 중요하다. 또 반드시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책은 없는 만큼 꼭 '완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저자의 독서론이다.
책을 주제로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나눈 대화와 함께 자신이 읽은 책 중 권하고 싶은 책 500권 목록도 함께 실었다.
예담. 204쪽. 1만2천원.
▲ 절망독서 = 난치병으로 13년간 투병생활을 했던 일본인 가시라기 히로키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절망의 시기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절망은 '순간'이 아닌 '기간'의 문제"라며 쓰러져 있는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절망을 극복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저자는 절망의 시기를 독서, 그중에서도 절망적인 내용을 담은 책들을 읽으며 견뎌냈다고 고백한다. 밝고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책보다는 절망적인 내용들을 읽었을 때 오히려 공감을 얻었다면서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는 그 뒤 극복단계에서 읽어야 비로소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은 다자이 오사무, 프란츠 카프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등의 작품이다.
난치병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투병 중인 배우 신동욱이 추천사를 썼다.
다산북스. 이지수 옮김. 236쪽. 1만3천원.
▲ 과학 이전의 마음 = 1936년 세계 최초로 인공 눈(雪)을 만든 일본의 물리학자 나카야 우키치로(1900∼1962)의 에세이를 묶었다.
눈 연구부터 영화 제작, 날씨, 먹을거리, 고(古) 사찰, 온천, 여름 바다, 원자력, 컴퓨터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과학과 자연, 삶의 자세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들이 실렸다. 일본의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가 엮었다.
목수책방. 염혜은 옮김. 396쪽. 1만8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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