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백령도 무인기보다 크고 카메라 기종도 달라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최근 발견된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에서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사진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이 대남 정찰을 위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무인기는 2014년 3∼4월 파주, 삼척, 백령도에서 잇따라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와는 기종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길이 1.8m, 폭 2.4m로, 2014년 3월 말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조금 큰 것으로 파악됐다.
엔진도 2대를 달아 쌍발이었다. 2014년 발견된 무인기들이 단발 엔진인 점과 크게 다른 부분이다. 쌍발 엔진은 단발 엔진보다 추력이 커 비행 거리, 속도, 탑재 중량 등을 늘릴 수 있다.
이 엔진은 체코산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체코에서 엔진을 직수입했거나 중국을 경유해 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 종류도 달랐다. 2014년 백령도 추락 무인기와 파주 추락 무인기의 카메라는 각각 일본의 '니콘 D-800', '캐논 550D'였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의 카메라는 '소니 DSLT'였다.
인제 야산에서 수거된 무인기는 촬영한 사진을 본부로 전송하는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부지 사진을 찍는 데는 성공했지만, 복귀 중 추락한 탓에 북한이 사진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군 당국은 이 무인기를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 기체 재질과 엔진 구조를 포함한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2014년 수거된 무인기와 여러 면에서 다른 것은 북한이 끊임없이 새로운 무인기를 개발하고 기존 무인기를 성능개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보유한 무인기는 300∼4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표적인 무인기로는 중국의 'D-4'를 개조한 '방현-Ⅰ'과 '방현-Ⅱ'가 꼽힌다. 방현 무인기는 길이 3.6m, 폭 4.8m로, 이번에 발견된 것보다 훨씬 크다.
약 3㎞ 고도에서 최대 시속 160㎞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휘발유 엔진을 장착하고 낙하산을 펼치는 방식으로 착륙한다.
북한군은 옛 소련과 러시아에서 도입한 'VR-3 레이'와 '프라체-1T'도 운용 중이다. 프라체-1T는 길이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하지만, 프라체-1T는 8m로, 훨씬 길다.
북한은 정찰과 함께 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기 '두루미'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3년에는 미국 무인기 '스트리커'(MQM-107D)를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타격기'를 개발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이 무인기는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뿐 아니라 순항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작년 1월 서부전선에서 우리 상공을 침범한 북한군 무인기도 크기가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의 2배쯤 되는 신형 무인기로 파악됐다.
전방 지역에서는 북한이 다양한 무인기를 개발해 시험 비행을 하는 모습이 종종 우리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되기도 한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