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중기·소상공인 추가부담 2020년까지 176조"

입력 2017-06-1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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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중기·소상공인 추가부담 2020년까지 176조"

한국 최저임금 OECD 15위…인상률 2014년 이후 매년 7∼8%

정부, 부담 완화 대책 검토…적용 유예·저임금 납품단가에 반영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김은경 기자 =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노동계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을 내년부터 시행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하면서도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도입하자고 맞서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 '폐업 도미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인건비 추가부담 규모가 앞으로 3년간 176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정부도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의 부담에 공감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용카드수수료율 인하,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 등을 생각하고 있다.

소상공인에 대해 1만원 적용을 유예하거나 임금 인상분을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등의 얘기도 나오고 있다.






◇ "중소기업 140조, 소상공인 36조 인건비 추가부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현재 시급 6천470원인 최저임금을 2018년 7천485원, 2019년 8천660원, 2020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런 식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이 올해와 비교해 내년 16조2천151억원, 2019년 42조2천557억원, 2020년부터 매년 81조5천25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0년까지 3년간 중소기업 인건비 추가 부담액은 139조9천967억원에 달한다.소상공인연합회도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2020년까지 3년간 부담할 추가 인건비가 총 36조원이라고 계산했다.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소상공인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230만 명을 대상으로 연평균 근로시간 2천300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분배가 개선된다는 주장도 반박한다.

대·중소기업 간 연봉이 성과급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인상해도 임금 격차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분석결과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23만원으로 대기업(513만원)의 62.9%에 불과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성과를 공유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등 사후적 인센티브 확대가 대·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소득 분배 개선 효과도 없는 데 기업의 경영만 악화시킨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현재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중소기업은 46.3%였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폐업이 늘어나고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 한국 최저임금, 프랑스의 절반…매년 15.7% 인상해야 2020년 1만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은 달러 환산 시간당 최저임금이 5.8달러로 OECD 회원국과 비회원국을 포함한 32개국 가운데 중위권인 15위를 차지했다.

한국 최저임금은 1위인 프랑스(11.2달러)의 절반 정도였다. 2∼5위인 호주, 룩셈부르크, 독일, 벨기에가 10달러를 넘었고 9위인 영국이 8.4달러, 11위인 일본은 7.4달러, 12위 미국이 7.2달러였다.

슬로베니아(7.0달러)와 이스라엘(5.9달러)도 한국보다 많았고 터키는 한국과 공동 15위였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중위권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상률은 높았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전년과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7.3% 올랐다. 2014년 인상률이 7.2%인 것을 비롯해 2015년 7.1%, 2016년 8.1% 등 2014년 이후 매년 7∼8%씩 상승했다.

정부 계획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려면 앞으로 매년 15.7%씩 인상해야 한다.







◇ 소상공인 "인건비 추가부담의 50% 정부가 지원해달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29일이며, 고용노동부는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이의 제기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시 전 20일로 정하고 있어서 7월 16일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된다.

하지만 노사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어 법정 시한 내 타결이 불투명하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국가일자리위원회의 이용섭 부위원장은 최근 강연에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있으며 소상공인이 1만원 임금을 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을 재정으로 지원해주거나, 카드수수료를 내리고,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 등 인건비를 반영하는 지원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의 재정 지원은 보조금 지급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시행시기를 조금 늦춘다든가 하는 보완장치가 따라갈 수밖에 없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2년 정도 유예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관계자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원칙은 변함없다"면서 "다만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제락 중기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라서 납품단가에 인건비를 연동하고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세제 등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도 "카드수수료 인하는 1천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인건비 추가부담의 50%를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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