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 사퇴벼랑끝서 생존…마크롱과 정상회담으로 건재 과시?

입력 2017-06-13 17:47  

英메이 사퇴벼랑끝서 생존…마크롱과 정상회담으로 건재 과시?

남은 불확실성은 '하드 브렉시트'…메이 "폭넓은 공감대 얻겠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총선참패로 사퇴벼랑 끝에 몰렸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결국 생존했다.

당장 총리를 교체하면 자칫 정권을 내주는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수당내 위기감에서다.

따라서 메이의 총리직은 오는 2022년 차기 총선까지 아니라 한시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메이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총리실에서 민주연합당(DUP) 알린 포스터 대표와 보수당 소수정부 출범을 위한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상을 담판짓는다.

보수당은 이번 조기총선에서 과반(326석)에 8석이 모자란 318석을 얻었다. 민주연합당(10석)의 합의를 끌어내 과반을 확보한다는 게 메이의 계획이다.

민주연합당이 부결되면 정부가 붕괴하는 예산안을 지지하고 총리 불신임안이 상정될 때 반대표를 던지기로 하는 조건으로 보수당으로부터 모종의 것들을 얻는 협상이다. 민주연합당은 합의되지 않은 사안들은 사안별 표결 원칙을 정했다.

중도 우파 민주연합당은 아일랜드공화국 정부가 아니라 영국 정부와 연합을 추구하는 북아일랜드 연합주의자 정당 가운데 하나다.

메이의 총리직 고수를 위한 설득 작업은 전날 오후 내각에 참여하지 않은 보수당 하원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자리에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서 메이는 선거 압승을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과반의석까지 상실한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의원들에게 사과했다.

메이는 자신이 "이런 엉망"으로 빠트렸다고 인정했다. 대신 "여러분이 내가 총리직을 맡기를 원하는 한" 계속 총리로 일할 것이라며 "우리를 여기서 꺼내겠다"고 했다.

BBC는 "의원들이 메이의 뉘우침을 요구했고, 이를 받은 것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메이봇(메이+로봇)이 아니라 인간을 봤다.", "그가 '강력하고 안정적'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게 7주 만이다.", "이렇게 선거유세를 했으면 우리가 이겼을 것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메이에게 사퇴하라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모임에 앞서 그래엄 브래디 1992 위원회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시점에 국민 사이에 재총선을 바라는 욕구는 제로라고 생각한다. 제멋대로인 보수당 대표 경선에 관여함으로써 유권자에게 엄청난 불확실성을 추가하려고 하는 의원들의 욕구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보수성향 일간 더선은 유럽연합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것을 막는 한편 당대표 경선을 치를 경우 자칫 총선 재실시와 정권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영향력 있는 보수당 원로들 사이에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로 가서 에마뉘엘 마크롱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 자신의 생존을 알리는 자리가 된다.

이제 유럽연합(EU) 단일시장에서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 진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만 남았다.

메이는 의원 모임에서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브렉시트와 관련, 더 나은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암묵적인 공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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