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문지, 네이버 '각' 등 10곳 선정…구글 벽화 센터 등도 뽑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네이버의 전산 기반 시설인 '각'(閣)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데이터 센터 중 하나로 뽑혔다.
14일 네이버에 따르면 영국의 IT(정보기술) 전문지인 '데이터센터다이내믹스'(DCD)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데이터 센터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네이버 각은 국내 시설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스토리지(저장장치) 같은 전산 장비를 한데 모아놓은 곳으로, 검색이나 동영상 등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때 꼭 필요한 시설이다. 흔히 인터넷 기업의 '심장'으로 비유된다.
DCD는 디자인의 참신함과 친환경성 등을 토대로 아름다운 데이터 센터 10곳을 선정했다. 10곳의 세부 순위는 매기지 않았다.
이 잡지는 네이버 각과 관련해 "춘천시 구봉산 아래 있는 이 데이터 센터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 정신을 계승해 '각(閣)'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며 "한국 전통 요소를 디자인에 반영했으며 빗물 재사용과 같은 첨단 친환경 기술이 돋보인다"고 호평했다.
국외에서는 미국의 구글 오클라호마 센터, 스웨덴의 반호프 파이오넨 센터, 영국의 AQL 본사·NGD 뉴포트 데이터센터 등이 선정됐다.
구글 오클라호마 센터는 외벽에 구글 맵(구글 지도)에서 따온 각종 문양을 소재로 한 벽화를 그려 넣어 화제가 됐다.
스웨덴의 인터넷망 기업 반호프가 운영하는 파이오넨 센터는 냉전 시대의 핵전쟁 벙커를 리모델링한 시설이다. 007 영화 세트와 1970년대 컬트 SF 영화 '사일런트 러닝'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아 미래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미국 정부의 기밀을 대거 빼돌린 비영리 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내부 데이터를 보관하는 설비로도 유명하다.
영국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AQL의 본사와 NGD 뉴포트 데이터센터도 옛 건축물을 재탄생시킨 IT 설비로 호평을 받았다.
AQL은 영국의 중부 도시 리즈의 18세기 예배당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하에는 전산 설비를 깔고 예배당 상단에는 본사 콘퍼런스 홀을 지었다.
IT 설비 회사인 NGD의 뉴포트 데이터 센터는 10년 이상 버려진 LG의 반도체 공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서버 등에 필요한 전기는 전량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끌어써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이 밖에 나토군 탄약 창고를 세련되게 재탄생시킨 노르웨이의 그린 마운틴 데이터 센터, 피라미드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미국의 스위치 데이터 센터 등이 10대 시설에 포함됐다.
한편 데이터 센터는 아무리 멋져도 아무나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설비가 부서지거나 불이 나면 대규모 인터넷 장애가 일어나기 때문에 통상 외부인의 출입을 엄금하는 보안 시설로 운영된다. 네이버 각도 일반인을 위한 견학 프로그램은 없다고 네이버 측은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중에 잘 공개하지도 않는 데이터 센터의 외관에 많은 IT기업이 신경을 쓰는 이유로 '상징성'을 꼽는다.
데이터 센터가 IT 업체의 핵심 자산(데이터)을 보관하는 물리적 공간이라 자사 정체성을 대외에 알리기 좋은 곳이며, 전기를 많이 쓰는 설비인 만큼 친환경 디자인에도 공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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