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이 시즌 끝까지 대행직을 보장받은 날 회심의 연속 대타 작전으로 기억에 남을 역전승을 일궜다.
한화는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6-8로 뒤진 7회 SK 구원 채병용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9-8로 전세를 뒤집었다.
공수 교대 후 필승조의 핵심 송창식과 정우람을 잇달아 투입한 한화는 9회 2점을 보태 11-8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올해 KBO리그 팀 중 가장 많은 21차례 역전패 악몽에 시달리는 한화의 이 대행은 전날 선수단 미팅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재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도록 '진돗개 정신'을 발휘해보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감독의 간절한 호소에 한화 선수들이 곧바로 화답했다.
한화는 1-6으로 밀리던 5회 타자일순하며 볼넷 2개와 몸에 맞은 공 1개, 안타 5개를 묶어 5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6-6 동점을 이뤘다.
김태균이 2타점 좌월 2루타, 이성열이 2타점 우전 적시타로 뒤집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5회 말 곧바로 2점을 줘 다시 6-8로 끌려갔다.
한화는 7회 선두 윌린 로사리오의 중전 안타, 김태균의 우전 안타로 잡은 무사 1, 2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상군 대행은 이전 타석에서 안타 2개를 친 좌타 거포 이성열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김원석-차일목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순이었으나 좌타 대타를 잇달아 내겠다는 복안에서다. 이성열은 3루 쪽으로 안전하게 번트를 댔다.
SK 우완 채병용이 김원석 대신 들어선 대타 양성우를 몸에 맞은 공으로 내보내면서 행운의 여신이 한화 쪽으로 미소 지었다.
만루 찬스에서 등장한 왼손 대타 김경언은 채병용의 속구를 밀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8-8, 2사 만루에서 나온 하주석이 2루수 쪽 내야 안타로 결승점을 냈다.
하주석은 9-8인 9회 2사 1, 2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5회 구원 등판해 2점을 준 장민재가 역전을 이끈 타선 덕분에 시즌 2승(4패)째를 거뒀다. 통산 10승 중 6승을 SK를 상대로 챙겼다.
SK는 2회 정진기(2점), 최정(1점), 한동민(1점)의 세 타자 연속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으나 계투진의 붕괴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4일에도 한화를 제물로 세 타자 연속 홈런을 친 SK는 2000년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의 전신)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한 시즌에 세 타자 연속 홈런을 기록한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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