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군 감독대행, 이만수 전 감독의 길 따를까

입력 2017-06-14 08:57  

이상군 감독대행, 이만수 전 감독의 길 따를까

대행에서 감독 승격은 총 14번…최근 사례는 2011년 이만수 전 SK 감독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BO리그에서 '감독대행 체제'는 낯설지 않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박현식 초대 감독을 경질하고 그해 4월 27일부터 이선덕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른 것이 시작이었다. 이상군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은 역대 56번째 감독대행이다. 한 번이라도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지휘한 지도자는 39명이다.

2017 KBO리그를 치르는 10개 구단 중, 감독대행 체제를 경험하지 않은 팀은 역사가 짧은 NC 다이노스와 kt wiz뿐이다.

감독대행 체제는 꽤 익숙하지만, 이상군 감독대행은 다른 점이 있다.

한화가 13일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고 선언하면서 이상군 감독대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대행 체제로 이끄는 지도자가 됐다.

김성근 전 감독이 퇴진한 5월 23일부터 6월 14일까지 총 18경기를 치러 7승 11패를 기록 중인 이상군 감독대행은 앞으로도 8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한화가 예고한 대로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감하면 총 101경기를 이상군 감독대행이 이끈다.

KBO리그 역대 가장 많은 경기를 감독대행으로 치른 1995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김우열 감독대행(102경기)이다.

101경기는 올 시즌 70%에 해당한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5개월의 감독 실기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독 선임 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상군 감독대행도 차기 감독 후보"라고 했다.

한화가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장기화'를 선언하면서 이 대행에게 힘이 실렸다. 동시에 '감독 승격'이란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서 부담도 커진다.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다 꼬리표를 떼고 해당팀 감독으로 부임한 사례는 총 14번 있었다.

가장 최근 사례가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다. 이 전 감독은 2011년 8월 18일부터 감독대행으로 나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012시즌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당시 전임 사령탑이 김성근 전 감독이었다.

이상군 감독대행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2011년의 SK'다.

하지만 장기간 팀을 이끄는 감독대행은 승격에 실패하면 자리를 잃은 위험도 크다.

만약 한화가 시즌 종료 뒤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면 '감독 후보'였던 이상군 감독대행의 거취도 불안해진다.

2012년 한대화 전 감독의 퇴진 후 감독대행으로 나서 28경기를 치른 한용덕 현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는 감독 승격에 실패했고, 2013년부터 현장이 아닌 프런트(단장 보좌역)로 이동했다. 그리고 2015년 팀을 떠났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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