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씨와 함께 있었던 캐나다인이 "북한 측은 김 씨가 친미·친서방적 교육과정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캐나다에서 보안전문가로 일하는 제임스 리(James Leigh) 씨는 평양 순안공항 안에 마련된 구금실에서 김 씨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RFA에 전했다.
리 씨는 "북한 측은 김 씨가 허가받지 않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리 씨는 김 씨가 평양에 외국인만 가둬놓는 감옥이 있는데 동료 교수가 그곳에서 20∼30명의 미국·캐나다·유럽인들이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22일 평양과학기술대에서 회계학을 강의하던 김 씨를 평양국제공항에서 체포한 바 있다.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김씨가 북한에서 적대 행위를 하다가 체포됐다고 지난달 3일 보도했지만 '적대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리 씨는 자신이 억류된 방에는 창문도 없이 담요 한 장이 바닥에 깔렸었고 식사는 맛과 질이 형편없는 비빔밥이 아침에만 한 끼가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구금실에서 사흘이 지난 뒤 풀려난 그는 감시원과 함께 평양 시내 관광을 했으며 북한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숙소였던 고려호텔 방 문앞에 24시간 감시원이 배치됐다고 덧붙였다.
리 씨는 "북한 동행인은 (내가 북한에서) 젊고 예쁜 부인을 얻을 수 있다며 북한을 도우면서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RFA에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암살을 위해 보낸 간첩이자 주요 군사시설 촬영을 위해 방북했다는 혐의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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