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외손녀사위 우샤오후이, 中당국 자금유출 우려 사정론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한국의 동양생명 등 잇따른 해외업체·부동산 인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와의 투자거래로 관심이 몰렸던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경제잡지 차이징(財經)은 우 회장이 지난 9일 관련 당국에 연행됐다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어 10일에는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안방그룹을 방문해 우 회장의 연행 소식을 조심스럽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차이징 보도는 수시간만에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이와 함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우 회장이 '개인적 사유로' 자신의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않게 됐다는 안방보험측의 사임 발표를 전하며 그가 자신의 직위를 다른 임원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우 회장은 앞서 관련 당국으로부터 협조 형태의 조사를 받은 적 있다. 따라서 이번 연행이 재차 협조조사를 위한 것인지, 혐의 확인을 위한 심층 조사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일 우 회장이 출국금지를 당했다는 소문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안방보험 이사장과 총경리에 오른 우 회장은 근래 들어 해외 부동산, 호텔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국제 금융가의 관심을 받아온 인물이다. 2004년 자동차보험으로 시작해 10여년만에 자산규모가 1억위안을 넘어서며 급속도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안방보험은 2015년 뉴욕 월가의 유명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19억5천만 달러에 사들인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보유했던 일본 내 주거용 부동산 23억 달러어치를 인수했다.
이번 우 회장의 연행조사설도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의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에 따른 자본 유출을 우려해 우 회장을 사정 대상에 올리며 터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금융업 분야의 감독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지난 4월 당국이 우 회장과 민성(民生)은행간 1천억위안 규모의 불법 대출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우 회장은 이 보도를 반박하며 차이신 미디어와 후수리(胡舒立) 총편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도 자청해 자신의 조사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특히 우 회장은 작년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를 직접 만나 쿠슈너가 소유한 뉴욕 빌딩에 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투자계획은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 고문에 취임한 이후 이해 상충 논란이 불거지면서 백지화됐다.
여기에 우 회장이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라는 배경도 관심을 촉발시킨 대목이다.
하지만 안방보험의 사업 배경과 자금원을 잇따라 폭로해왔던 차이신은 우 회장이 과거 3차례나 결혼한 적 있고 덩샤오핑의 외손녀 덩줘루이(鄧卓芮)와도 "혼인이 중지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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