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미리 겪은 세대교체 통증, '튼튼한 잇몸' 되다

입력 2017-06-14 10:57  

NC 미리 겪은 세대교체 통증, '튼튼한 잇몸' 되다

6연승 김경문 감독 "미리 준비한 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13일 6연승을 달리며 순항 중인 NC 다이노스. KBO리그 선두 KIA 타이거즈를 반 경기 차로 맹추격 중이다.

놀라운 것은 NC가 차·포를 다 뗀 상태라는 점이다.

다승 선두를 달렸던 에이스 제프 맨쉽과 중심 타선을 책임지던 나성범·재비어 스크럭스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다.

NC는 그야말로 잇몸으로 버티는 중이다.

그런데 잇몸이 어금니 못지않게 강하다.

13일 넥센 히어로즈전만 봐도 김준완, 박민우, 이상호, 강진성, 조평호, 권희동, 이재율, 김성욱, 장현식, 이민호, 임정호, 최성영 등 차세대 기둥들이 이종욱, 박석민, 손시헌 등 기존 베테랑 선수들과 어우러져 14-5 대승을 이끌었다.

모창민처럼 신진 선수는 아니지만, 올해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중심 타자로 거듭난 사례도 있다.

이상호는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휴식했던 박민우의 공백을 지운 '슈퍼 백업'으로 존재감을 알린 뒤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탄탄한 선수층을 둘러보며 "시즌 전 미리 준비한 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NC는 2017시즌을 준비하면서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눈에 띄는 행보는 지난 2월 시작한 미국 스프링캠프에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 김종호, 조영훈 등 베테랑을 배제하고 2017년 신인과 육성선수를 포함한 유망주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킨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굉장한 기회였다. 반면 베테랑 선수들은 씁쓸함을 느꼈을 법했다.

김 감독도 그 점을 알고 있지만,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넥센전을 앞두고 서울 고척 스카이돔 더그아웃에서 "고참이 못해서가 아니었다"며 "아픔이 있었지만 준비한 덕분에 어려움 속에서도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BO리그 현역 감독 중 가장 오랜 경력을 지니고 있는 김 감독은 시즌 중 생길 수 있는 일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프링캠프 세대교체는 그 준비 과정이었다.

김 감독은 "감독을 해보니까, 결과가 나온 뒤에 준비하면 늦더라"라며 "미리미리 준비했다가 일이 생겼을 때 하나씩 꺼내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대교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참 어려운 일이다"라며 "이 기회에 코치진을 많이 칭찬해야 한다"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세대교체의 성장통이 신·구 선수 모두에게 효과를 주기를 기대한다.

그는 "선수는 커리어나 의욕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고참도 안주하면 안 된다. 밑에 있는 선수들도 이겨내야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제 공룡은 더욱 튼튼해진 잇몸 위에 이빨까지 다시 장착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복사근 손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던 스크럭스와 손목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나성범의 복귀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스크럭스는 당초 올스타전 이후에 돌아올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복귀할 것 같다. 나성범은 부상 부위가 타자에게 예민한 부위여서 완전히 나을 때까지 치료에만 전념하는 상태다. 본인이 괜찮다고 느껴진다면 자진해서 복귀 날짜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맨쉽은 지난달 11일 팔꿈치 근육 부분 손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았다. 다음 주면 치료에 들어간 지 6주를 채우게 된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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