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치는 수험생 기분" 긴장감 속 파행에 애태워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임형섭 고상민 기자 = 14일 국회의 검증대에 선 여당 의원 출신 3인의 장관 후보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몸을 한껏 낮춘 모습이었다.
야당 시절 청문회 때마다 장관 후보자들에게 날카로운 질문 세례를 펴던 베테랑 의원들이지만, '시험'을 치르는 '을'(乙)의 입장으로 뒤바뀌면서다. 특히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속했던 상임위에서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로부터 검증공세를 받게 됐다.
김영춘 후보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었고 도 후보자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민주당 간사였다.
더욱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에 강력 반발, 오전 청문회가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하고 파행되자 이들 장관 후보자들은 야당 기류를 주시하며 애를 태웠다.
후보자들은 어색함과 긴장감이 교차된 표정으로 청문회장에 들어섰다.
김영춘 후보자는 청문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일 년 이상 해왔던 상임위이긴 하지만 그래도 평가를 받는 입장에선 긴장도 되고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그래도 시험장에 들어가면 떨리는 기분, 그런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업무 파악이 충분히 안 됐다. 어려운 질문에 답하기기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시험 치는 학생 심정과 같다. 긴장된다"고 피력했다.
도 후보자는 '준비를 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준비를 잘 못 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후보자들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영춘 후보자는 부적절한 후원금 의혹과 관련, "오래전 제가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총선 상황실장을 하느라고 30분 거리에 있는 광진구 지역구에도 거의 가보지 못하고 선거를 치렀다"며 "그런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후원금을 보냈는지 잘 챙겨보지 못하고 접수가 됐다"고 해명했다.
김부겸 후보자는 그간 제기된 의혹 가운데 가장 억울한 것이 뭐냐는 질문에 전날 불거진 과거 배우자 재직 회사의 납품 의혹을 꼽으며 "보도 내용처럼 국회의원 직위를 이용해서 컴퓨터를 납품한 거나 한 게 아니다"라며 "집사람이 했던 것은 컴퓨터를 납품한 게 아니고 컴퓨터를 장착하고 설치해주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회사는) 서비스료를 받고 각 학교에 하드웨어를 관리해주는 회사였다"며 "월 40만~50만원 받은 건데 그걸 제가 압력을 넣어서 했다는 보도는 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도 후보자는 기자들이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묻자 "질문에 충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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