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궁지로 몰고 있는 '가케학원 스캔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의혹이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계속 의혹을 부인하면서 의혹 문건을 외부로 빼돌린 공무원을 엄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14일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당 민진당과 공산당은 전날 국회에서 정부가 작년 국가전략특구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한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자료를 회의 개최 전날 수의학부 신설 지역의 지자체에 미리 줬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유학 시절 만난 오랜 친구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이 재단 산하의 오카야마(岡山) 이과대의 수의학부를 에히메(愛媛)현 이마바리(今治)시에 신설하는 것을 허가받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총리의 지시를 받거나 총리의 마음을 헤아린 일본 정부 내각부가 대학 담당 부처인 문부과학성에 압력을 행사해 국가전략특구 사업의 하나로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밀어붙였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민진당과 공산당이 공개한 이마바리시 직원 출장 기록에 따르면 내각부는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전날인 작년 11월 8일 국가전략특구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한다는 회의 자료를 시 직원에게 건넸다. 민진당 등은 이 자료만 봐도 내각부가 수의학부 신설에 대해 이마바리시와 협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내각부는 "담당자가 (실수로) 건네주고 말았다"면서도 "가케학원으로 정해놓고 공모를 한 것은 아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을 방문할 당시 가게학원 측이 아키에 여사 수행 정부 직원의 교통비를 부담해줬다는 사실도 13일 새로 드러났다. 아키에 여사는 이 보육시설의 명예 원장이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관저 최고 레벨이 말하고 있는 것", "총리의 의향이다"는 등의 표현과 함께 내각부가 수의학부 신설을 위해 문부과학성을 압박하는 내용이 적힌 정부 내부 문서가 공개되면서 불이 붙었다.
일본 정부는 의혹 문건은 '괴문서'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으면서도, 문건 유출자를 법 위반으로 처분하겠다는 '적반하장' 격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요시이에 히로유키(義家弘介) 문부과학성 부(副)대신은 13일 참의원 농림수산위원회에 출석해 해당 문건의 내부고발자를 국가공무원법상 '(비밀)준수의무 위반'으로 처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공지하지 않은 행정 운영상 프로세스를 상사의 허가 없이 외부로 유출한 것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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