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파나마와 수교하기 직전에 파나마에 10억 달러(1조1천억원) 규모의 항만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대만 중앙통신은 지난 7일 파나마운하의 대서양 동안에 위치한 콜론시에서 중국과 파나마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중남미 최대의 항만이 될 마르가리타 컨테이너항 착공식이 개최됐다고 14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산둥(山東)성 란차오(嵐橋)그룹은 5억 달러에 이 항만 부지를 인수했으며 앞으로 4억∼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심수 항만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이 파나마에서 진행하는 최대 투자 프로젝트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이 파나마를 상대로 '금전 외교'를 벌였을 것이라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행사에는 이번에 대만과의 단교를 직접 선언한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과 파나마 주재 중국 무역발전사무처 왕웨이화(王衛華) 부대표를 비롯해 양국 기업인과 현지 화교 500여명이 참석했다.
바렐라 대통령은 당시 치사를 통해 "160여년전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잇는 파나마 철도 건설에 적지 않은 중국 노동자가 참여했는데 이번 항만 건설은 또다른 역사의 현장을 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항만 건설은 중국과 파나마간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미수교 상태였던 중국과 파나마가 이 항만 투자를 계기로 사실상 수교 협상을 마무리 지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전날 대만 총통부는 파나마와 관계 중단을 선언하며 "여러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우방과 협력했지만 금전을 투입한 외교 방식으로 경쟁을 벌일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소국 상투메 프린시페와 수교할 때에도 대만은 금전 외교설을 주장한 바 있다. 재정난에 처한 상투메 프린시페가 대만에 거액의 금전 지원 요청을 해왔으나 대만이 이를 거부한 적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중국이 돈으로 외교관계를 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파나마 콜론에 건설되는 중국 항만은 신 파나마운하 통과가 가능한 포스트파나막스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을 한꺼번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연간 250만 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처리가 가능한 파나마 유일의 포스트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전용항만이 될 전망이다. 중국 측은 이 항만 건설을 통해 현지에 2천개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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