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순서 무시해 사망사고 초래한 현장소장 집행유예

입력 2017-06-14 16:30  

시공 순서 무시해 사망사고 초래한 현장소장 집행유예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평택-수서간 수도권고속철도 건설공사 중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3부 황인준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장소장 임모(51)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2015년 12월 24일 오전 7시 50분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3-2공구 건설공사 지하 50m에서 PC슬래브(철근 콘크리트판·길이 15m·폭 10m)가 무너져 근로자 박모(당시 53세)씨가 숨졌다.

박씨와 함께 매몰됐던 근로자 정모(54)씨는 전치 14주의 상처를 입었다.

당시 공사는 현장에서 타설하는 철근 콘크리트로 설계됐으나, 겨울철 품질 관리의 어려움으로 PC슬래브를 설치하도록 변경됐다.

현장소장 임씨는 PC슬래브가 시공계획서에 따라 안전하게 설치되고 있는지 확인해야하는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를 초래한 혐의로 기소됐다.

근로자들은 무른 지반이나 구조물 주변에 시멘트 등을 주입하는 그라우팅 작업 후 양생 기간도 충분히 갖지 않은 상태에서, PC슬래브를 지지하고 있던 시스템 동바리를 해체했다. 이 때문에 PC슬래브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 책임자로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 하지 못해 사상자를 낸 점에서 그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라면서도 "유족과 상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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