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 주택마당에 바나나처럼 생긴 열매 열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대구에 이어 광주에서도 바나나처럼 보이는 열매가 열려 눈길을 끈다.
이상 고온으로 인해 열린 바나나라는 의견과 함께 중국에서 들어 온 파초(芭蕉)라는 시각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
광주 북구 석곡동 한 주택마당에는 이 집 주인 A(73)씨가 심은 식물에서 바나나처럼 보이는 열매가 최근 열렸다.
A씨는 7년 전 거실 창문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집 마당에 바나나로 알고 해당 식물을 심었다.
이 식물은 해가 갈수록 번식하며 자라 현재는 7∼8개로 늘었다.
그런데 지난해 새롭게 자란 식물에서 올해 꽃이 피더니 꽃 밑부분에서 작은 바나나 모양의 열매가 지난 7일 열렸다.
이를 두고 광주에서도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례적으로 바나나 열매가 열렸다는 놀라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 13일 대구에서도 바나나 열매가 열렸다는 소식에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대에 들어선 증거라는 시각도 나왔다.
해당 식물의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바나나가 아니라 사촌격인 파초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파초는 바나나처럼 '파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관엽식물이다. 중국이 원산지이나, 오래전 우리나라에 들여와 키워졌다.
조선 시대에도 정조·김홍도·신윤복·정선 심사정·장승업 등이 넓은 잎을 가진 파초를 자주 그리기도 했다.
겉모습은 바나나 식물과 유사하지만, 파초는 열매를 잘 맺지 못하고, 열매가 열린다 하더라도 검게 익어버려 먹을 수 없다.
우리나라 기후대에서 파초에서 열매가 나오는 현상은 흔하다.
겉모습으로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바나나 식물과 파초를 구별하기 위해 아열대식물 동호인들은 파초 잎에는 하얀 가루가 없는 것을 참고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 열매를 맺은 식물도 하얀 가루가 없는 것으로 보아 파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식물도감 등을 살펴봤지만, 바나나 식물인지 파초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며 "식물 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해야 결론 날 것 같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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