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투수에서 야수로 변신해 성공을 거둔 LG 트윈스의 외야수 이형종(28)은 요즘 틈틈이 마운드에 오른다.
다시 투수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는 아니다. 혹시라도 투수가 필요할지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투구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흥미로운 얘기를 꺼냈다.
발단은 전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NC 다이노스전에서 발생한 투수 교체와 관련한 논란이었다.
넥센 우완 언더핸드 선발 한현희는 3회초 첫 타자 박민우와 대결을 앞두고 연습 투구를 하다가 팔꿈치 통증을 느껴 갑작스럽게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맞은 장정석 넥센 감독은 급하게 좌완 금민철을 올렸으나 심판진이 이의를 제기하자 결국 다시 우완 정통파 오윤성을 투입했다.
하지만 규정에 따르면 같은 유형의 투수가 나와야 했다.
넥센 1군 엔트리에는 한현희와 같은 유형인 신재영이 있었지만 그대로 경기는 이어졌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투수 교체 규정 자체가 잘못됐다"며 "우완이면 우완, 좌완이면 좌완으로 교체하면 되는 것이지 유형까지 같아야 한다는 것은 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한현희가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교체된 것처럼 야구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감독이라면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양 감독에게는 그중 하나가 이형종 투수 카드다.
양 감독은 "2주에 한 차례 정도는 이형종에게 피칭 연습을 시키고 있다"며 "만약 연장전에 들어갔는데, 투수가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1~2이닝을 맡기기 위해 선발 투수를 당겨 쓰느니 이형종, 오지환처럼 투수 경력이 있는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투수로 재전향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다. 양 감독은 "(이)형종이는 어깨가 안 좋다"며 "전력투구는 아니고, 스트라이크 던지는 감이라도 잡게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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