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회의하던 UPS택배기사들에 난사…"살려달라"며 버스에 숨어

입력 2017-06-15 10:05  

아침회의하던 UPS택배기사들에 난사…"살려달라"며 버스에 숨어

범인 신원 '지미 램'으로 확인…'UPS 직원 맞다' 전언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물류운송업체 UPS 창고에서 총성이 울린 것은 현지시각으로 14일 오전 8시 55분. 배달을 앞두고 택배 운전사들이 아침회의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였다.

UPS 제복을 입은 남성이 쏜 총에 UPS 직원 3명이 숨졌다. 범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사건 직후 UPS 창고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창고 안에는 350여명의 직원들이 있었다.

직원들은 "저격범이다(shooter, shooter)"라고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와 도로에 정차 중이던 버스의 창문을 두드렸다.

일부 직원들은 4층 창고 옥상으로 대피, 손을 흔들며 도움을 청했다.

UPS 창고는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약 4㎞(2.5마일) 떨어진 포테로 힐에 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당시 상황을 목격한 제시카 프랭클린(30)은 밖으로 달려 나온 UPS 직원들이 버스를 치며 기사에게 다급하게 "빨리 가요, 빨리(go, go, go)"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차에 오른 UPS 직원들은 몸을 웅크려 숨겼다. 버스 안은 비명과 울음이 뒤섞였고, 일부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UPS 창고 맞은편에 사는 레이먼드 덩은 "갑자기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하고 총성이 연거푸 울리더니 소동이 이어지고 곧 경찰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창고에서 한 블록 떨어진 거리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는 로버트 김은 총성을 듣고는 곧바로 차를 안으로 들이고 가게 문을 걸어 잠갔다. 경찰이 도착한 후에야 가게를 다시 열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UPS의 운전사 마빈 칼데론은 "미친 듯이 달렸다. 인생에서 그렇게 빨리 달려본 적이 없다"고 KNTV에 말했다.

그는 범인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UPS 직원이 맞다고 덧붙였다.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은 병력을 대거 투입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경찰은 인근 주민들에게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모두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현장을 봉쇄하고 인근 지역의 교통도 통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같은 날 발생한 버지니아주 국회 야구장 총기 사건이나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의 이름은 '지미 램'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 AP통신은 전했다.

총격의 희생자들은 당일 배달을 준비 중이던 UPS 직원들이었다.

동료들은 UPS 창고 주변 슈퍼마켓에 꽃과 풍선을 놓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희생자 중 한 명인 마이크 레피티(46)에 대해 그의 동료 이사야 미긴스는 "덩치가 크지만 겸손하며 항상 행복해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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