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화재, 우리는] 작년 고층화재 150건, 인명피해 빈발

입력 2017-06-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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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화재, 우리는] 작년 고층화재 150건, 인명피해 빈발

동탄 메타폴리스·해운대 골든스위트 화재 '먼 일 아니다'

불나도 경보 안울리고 스프링클러 미작동 '닮은꼴' 우려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24층짜리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화재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참사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지난 2월 4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 부속 상가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있다.

4명이 목숨을 잃은 이 불은 3층에 입주한 어린이 놀이시설 '뽀로로 파크' 철거 과정에 발생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상가 안에 있던 시민들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해 구조되길 기다리거나 창문을 깨고 건물 밖에 소방관들이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렸다.

주변에 66층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있어 연기에 놀란 입주민이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했고 화재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또 먼지 오작동을 우려해 환기시설마저 꺼놓은 탓에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는 런던 아파트 주민들의 증언 내용과 '닮은꼴' 양상이다.

국내에서 초고층 건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2010년 10월 1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38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인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로 볼 수 있다.




당시 4층 미화원 작업실에서 발생한 불이 삽시간에 중앙 계단 환풍 통로와 외벽을 타고 20여 분 만에 옥상까지 번졌다.

이 때문에 입주민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치료를 받았고 소방관 1명도 진화하다가 부상했다.

이처럼 고층건물 화재는 수시로 발생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고층건물 화재는 2014년 107건(초고층 11건), 2015년 107건(초고층 8건)이었다가 지난해 150건(초고층 8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6월 현재 57건(초고층 10건) 발생했다.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를 제외하고는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고층건물 화재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2010년 부산 골든스위트 화재 이후 신축한 30층 이상 건물 외벽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재, 불연재 소재를 쓰도록 법령이 개정됐다.

그러나 2015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옆 건물에서 번진 불로 주민 5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한 대봉아파트는 10층짜리였다.

이 때문에 2015년 말부터 6층 이상 건물도 외벽에 불연재나 난연재를 쓰도록 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말을 바꾸면 외벽에 불연재 등을 쓰지 않고 2010년 이전에 세운 고층건물과 2015년 이전에 들어선 저층 건물이 얼마나 많으냐"면서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핀을 뽑아 쓰는 소화기 외에도 스프레이형으로 간편한 소화기가 있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미니 방독면도 있다"면서 "시민 모두 소방에 관심을 두고 초기 대응을 잘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영규 강영훈 류수현 차근호 기자)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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