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도시리즈 골든 V1 오픈 1라운드 공동 69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자폐성 발달장애 3급 이승민(20)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전 1라운드에서 이글 1개를 잡아내는 등 이븐파로 선전했다.
이승민은 15일 충남 태안군 현대더링스 컨트리클럽(파72·7천158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카이도시리즈 골든 V1 오픈(총상금 3억 원)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를 쳤다.
자폐성 발달장애 3급으로 이달 초 KPGA 투어 정회원 자격을 얻어 화제가 된 이승민은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69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1997년 서울 태생인 이승민은 당시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일하던 아버지(이명렬 씨·현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를 따라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에서 특수학교에 다닌 이승민은 아이스하키에 도전했다가 단체 종목 적응에 어려움을 느껴 운동을 그만뒀다.
이후 골프에 흥미를 느낀 이승민은 2014년 9월 KPGA 준회원이 됐고 이후 정회원 자격에 다섯 차례나 도전한 끝에 이달 초 투어프로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나온 이승민은 오후 1시 40분에 출발한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547야드 파5인 10번 홀에 선 이승민은 티샷을 256.9야드를 날렸고 약 104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 안에 넣으면서 한 홀에서 두 타를 줄였다.
11번 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한 이승민은 12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아웃오브바운즈(OB) 지역으로 보내면서 벌타를 받아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13번 홀(파4)을 파로 막아낸 이승민은 14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홀 약 3.5m 거리에 보내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 파로 홀아웃했다.
초반 9개 홀을 2오버파로 마친 이승민은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며 중위권에 포진했다.
3번 홀(파4)에서는 약 10m 버디 퍼트에 성공했고 4번 홀(파3)에서도 티샷을 홀 4.5m에 붙이며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마지막 9번 홀(파4)에서도 약 9m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깔끔하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 대회를 앞두고 이승민은 "정식 투어 대회에 설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이번 대회를 좋은 경험으로 삼아 겸손하고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 182㎝ 건장한 체격인 이승민은 "20일이 생일인데 누구보다 행복한 생일이 될 것 같다"고 설레어 했다.
어머니 박지애 씨는 "지난해 하나금융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은 뒤 (이)승민이에게 확실한 책임감이 생겼다"며 "플레이 도중 스스로 조심하는 태도가 생겨 부모 된 입장에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승민이 준회원 신분일 때 후원을 시작한 하나금융그룹은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정회원 자격을 얻은 뒤 "엄마, 아빠에게 고맙다. 그동안 엄마를 힘들게 해 미안하다"고 의젓한 소감을 전한 이승민은 "앞으로 마스터스 출전이 꿈"이라며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 퀄리파잉스쿨에도 응시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정환(26)이 6언더파 66타, 단독 선두에 나섰고, 이근호(34)와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 김태우(24)가 5언더파 67타,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상금(3억3천909만 원)과 대상 포인트 선두인 최진호(33)는 1언더파 71타, 공동 47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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